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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방송진단] 고민 없는 ‘백종원 이용법’…이제 차별이 필요하다
입력 2015-05-21 15:37 
[MBN스타 금빛나 기자] 최근 예능 대세로 떠오른 요리 연구가 백종원의 하루는 바쁘다.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서 유쾌한 입담과 함께 쉽고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요리법을 소개하면서 인기를 얻은 후로 그를 찾는 곳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방송인이 아님에도 현재 백종원을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은 ‘마리텔을 비롯해 tvN 예능프로그램 ‘집밥 백선생 올리브TV ‘한식대첩 등 총 세 개가 넘는다. 이 같은 예능프로그램의 러브콜은 현재 많은 방송사에서 그를 필요로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백종원의 TV출연이 잦아지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예능대세 ‘백종원이라는 인물만을 이용했을 뿐, 기존 프로그램과 차별 없는 유사 프로그램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이로 인한 백종원의 캐릭터이 이미지소비가 지나치다는 것이다.


백종원이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게 해준 프로그램은 누가 뭐래도 ‘마리텔이다. 스타들의 1인 인터넷 생방송 경쟁을 다루는 프로그램 ‘마리텔에서 요리라는 콘텐츠를 앞세운 백종원은 파일럿 프로그램 때부터 지금까지 ‘시청률 1위 자리를 빼앗긴 적 없는 최고의 인기남이다. 그 인기가 얼마나 뜨거운지 ‘마리텔을 통해 얻게 된 백종원의 애칭은 슈가보이, 백주부, 칠리보이, 백무룩, 애플보이 등 셀수 없을 정도며, 현재도 계속 생성되고 있는 중이다.

볼수록 정감 가는 얼굴에 시청자들과의 활발한 소통, 특유의 입담과 함께 어우러진 방송 센스와, 새초롬한 표정까지 가능한 천의 얼굴까지. 요식업계 대부지만 계란말이 하다가 실수를 한다든지, 짜장면을 알려준다면서 춘장을 아스팔트처럼 태우고, 여자를 유혹하는 방법으로 모히또를 알려준다고 했다가 소주병을 깨뜨리는 등 예상외의 허술함은 백종원을 더욱 친근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그런 백종원의 이미지를 확장해서 만든 것이 바로 ‘집밥 백선생이다. 똑같이 ‘요리해나는 백종원을 이용한 ‘집밥 백선생이지만 프로그램에 따른 반응은 ‘마리텔과 상반된다.

먹고 살기 힘든 시대에 누구나 집에서 쉽게 요리를 할 수 있는 생활 밀착 예능 프로그램을 목표로 하는 ‘집밥 백선생은 스승 백종원을 필두로 ‘요리 꽝 제자 윤상, 김구라, 박정철, 손호준의 요리스쿨을 다룬다. 요리에는 재능이 없는 네 남자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쉽게 요리를 알려준다는 ‘집밥 백선생이지만 ‘마리텔의 실사 버전이라고 생각 될 정도로 백종원의 인터넷 방송과 차별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차별성을 위해 등장시킨 제자들 역시 백종원이 떡 맛탕과 같은 요리를 해주는 동안 옆에서 참견하는가 하면, 맛에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늘어놓을 뿐, 이마저도 채팅창 속 ‘마리텔 속의 누리꾼들이 현실로 나와 백종원의 옆에 있다면 저런 모습이 아닐까 싶을 정도의 역할만을 하고 있다.


이왕 차용했으면 재미라도 있어야 하는데 이마저도 아직까지 전무하다. 아무리 첫 술의 배부를 수 없다고 하지만 ‘집밥 백선생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백종원의 장점을 활용하지 못한 것이다. 맨 바닥에 브루스터 하나만 놓아도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던 백종원이었다. ‘마리텔보다 좋은 주방장을 내어준 ‘집밥 백선생이지만 백종원 특유의 색은 찾아보기 힘들고, 제자로 합류시킨 네 남자들의 활약은 어색하기만 할 뿐 제대로 된 활약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특히 ‘투덜이 제자 캐릭터를 배정받은 김구라의 경우 백종원과의 대립과정이 ‘톰과 제리처럼 유쾌하기 보다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처럼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스승과 제자의 불편한 케미는 전적으로 제작진의 책임이다. 처음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는 만큼 어색할 수 있지만, 이 어색함마저 조율하고 이를 재미있게 꾸미는 것이 제작진의 역할인데 이를 놓쳤다.

이제 막 시작한 ‘집밥 백선생이지만 ‘마리텔과의 차별성을 꾀하지 않고 이대로 진행해 나가는 것은 위험하다. 프로그램 스스로도 ‘마리텔의 아류작이라는 한계의 벗어나기 힘들 뿐 아니라, 백종원이라는 인물의 이미지 소비만 한 채 끝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너도나도 시도하는 백종원 이용법, 이제는 차별을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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