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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초점] 조용히 지난 故 장자연 6주기, 그리고 남겨진 이들의 전쟁
입력 2015-05-21 15:19  | 수정 2015-05-22 13:35
사진=MBN
[MBN스타 이다원 기자] 배우 고 장자연이 세상을 등진 지 벌써 6년이 지났다. 당시 무명의 신인 여배우였지만 그의 죽음이 몰고 온 파장은 연예계는 물론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을 만큼 강력했다. 이른바 성접대 리스트에 언론인, 금융인, 정치인 등 쟁쟁한 인물들이 거론됐고 실제 술접대 강요·강제추행 등 혐의로 PD·금융인 9명이 입건되기도 했다.

또한 고인의 성상납 증언의 시비를 두고 전 매니저 유 모씨, 선배 배우 이미숙과 이미숙 전 소속사 더컨텐츠엔터테인먼트 사이 법정공방전이 치열하게 일어났다. 여기에 김부선이 한 종편프로그램에 나와 장자연 전 소속사 대표가 자신을 술집으로 불러내 대기업 임원을 소개했다는 내용의 발언 탓에 더컨텐츠엔터테인먼트 대표 김 모씨로부터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되기도 했다.

장자연의 죽음은 쓰나미보다도 영향력이 컸다. 연예계뿐만 아니라 정계를 뒤흔들 정도로 강력했다. 그러나 시간 앞에 장사는 없는 것일까. 6년이 흐른 지금 이 사건을 향한 관심은 전무하다시피 하다.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이미숙과 유씨를 상대로 더컨텐츠엔터테인먼트 대표 김 모씨가 낸 5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변론기일이 열렸다.



이날 김씨 측은 이미숙이 유씨와 공모하고 구체적 상황을 모르는 유명감독 J씨에게 ‘장자연 문건으로 알려진 허위 문건을 읽어줘 J씨로 하여금 김씨에게 ‘연예계에서 추방될 위험이 있으니 소송하지 말라고 부탁했다. 이는 김씨 입장에서 협박 및 공갈행위”라며 J씨 증인채택을 요청했고, 이미숙 측은 이에 대해 첨예하게 맞섰다.

이들의 공방전은 단순히 J씨가 이미숙과 유씨의 사주를 받아 공갈 협박에 가담했는지 여부를 묻는 것이 아니라, 성접대 리스트로 알려진 ‘장자연 문건이 조작된거냐를 가리는 중요한 자리였다. 그러나 처음 소송이 시작된 때와 비교해 취재진의 열기나 대중의 관심은 그리 뜨겁지 않았다.

사진=MBN스타 DB


김부선이 김씨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는 공판 역시 조명받지 못했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광진구 동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된 재판에서 법원은 김부선에 허위사실 유포한 죄를 인정해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이날 역시 취재진은 찾아볼 수 없었고, 김부선 역시 불참해 사건에 대한 식은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언제나 최신 뉴스와 새로운 사건들만이 소비되는 연예계라지만 한때 구태의연한 연예계 나쁜 관행들을 뿌리 뽑겠다며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고인이 파도 앞 모래성처럼 잊혀진 건 씁쓸한 현실이었다.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 왜 그런 판결이 나왔는지 분명하게 이유를 아는 사람도 몇 안 될 터.

이젠 고인을 뒤로하고 세상에 남겨진 자들의 전투만 남은 것인가. 아직도 무엇이 진실인지 아직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꽃을 채 피우지 못한 한 신인 배우의 쓸쓸한 6주기가 두 달하고도 14일이 훌쩍 지나버렸다는 점이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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