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서울여대, 축제 때문에 현수막 철거까지? '너무했네'
입력 2015-05-21 13:26 
서울여대/사진=페이스북 캡처
서울여대, 축제 때문에 현수막 철거까지? '너무했네'


서울여대 총학생회가 축제를 위해 청소노동자들이 설치한 현수막을 철거해 논란입니다.

서울여대 총학생회는 20일 오전 1시 정문과 남문 등 교내에 설치된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서울여대분회의 현수막 10여개를 철거했습니다.

철거한 현수막은 검은색 비닐봉지에 담겨 노조가 농성을 벌이는 행정관 앞에서 발견됐으며, '학생들의 축제를 위해 현수막과 조각을 철거했다'는 총학생회의 메모가 놓여 있었습니다.

총학생회는 지난 8일 청소 노동자 파업과 관련해 조속한 해결을 바라는 입장서를 학교 측에 보낸 바 있습니다. 하지만 축제를 이틀 앞둔 지난 18일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청소 용역업체에 현수막과 천 조각들을 철거해 줄 것을 공문으로 요청했으며, 20일 자정까지 철거되지 않아 직접 철거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여대 관계자는 "축제 진행에 어려움을 겪은 총학생회가 불법 부착물과 현수막을 축제기간 전에 처리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고, 용역업체에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했다"며 "아직도 많은 부착물이 교내에 남아 있으며 이는 공식적으로 승인을 받고 부착한 게시물이 아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관해 공공운수 서경지부 관계자는 "일년에 단 한번뿐인 축제를 예쁘게 치르고 싶다는 학생들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며 "그래서 노동조합은 어제 학교 측에도 학생들의 축제행사에는 방해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으나 단 한마디 말도 없이 (새끼줄에 엮인) 소원 천과 현수막을 처리했다"고 말했습니다.

논란이 되자 정지우 서울여대 총학생회장은 "좀 더 신중하게 생각했어야 하는 부분인데 실수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노동자분들의 의견을 무시해 현수막을 철거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용역업체에 공문을 전달했는데 노동자측에서는 공문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며 "어디서 문제가 난 것인지 모르겠다. 총학생회와 중앙운영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학우들까지 피해를 보는 것 같아 죄송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서울여대 청소노동자들은 임금인상·근로시간 단축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29일부터 본관 1층 로비에서 농성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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