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M+기획…‘드라마 제작진 중국行’④] “한국 인력이 만든 드라마, 결론은 중국 작품”(인터뷰)
입력 2015-05-21 13:24 
[MBN스타 손진아 기자] 중국 기업과 국내 방송 콘텐츠 제작사, 방송 인력의 합작이 최근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드라마 제작사나 PD 등의 중국 진출로 한중 방송 발전이 기대되는 반면, 국내 제작 인력이나 노하우가 중국으로 유출되면서 한류콘텐츠를 집어삼키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쏟아지고 있다.

국내 제작사는 현재 1306개가 운영되고 있다. 방송사의 높은 관문으로 드라마 제작에 어려움을 겪는 제작사가 줄을 선 가운데, 최근 방송법 일부 개정 중 방송법 제72조 특수관계자 편성비율 제한 삭제 법안이 개정되면서 특수관계자에게 일감을 몰아주는 일이 발생했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는 개정안에 대해 외주제작사를 말살하는 행위라며, 지상파 방송사의 ‘갑질을 공고히 하는 일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본 개정안은 지상파 방송사가 특수관계자(방송사 자회사, 계열사 및 지분투자 회자)에 일감 몰아주기식의 전형적인 대기업 ‘갑질을 규제해왔던 법안을 삭제하자는 거다. 중소기업이자 을인 외주제작사는 본 법안의 폐기를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고 주장했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에 따르면 개정안이 통과로 전체 방송 프로그램의 약 55%를 제작하고 있던 외주제작사가 27.6%의 방송 프로그램만 제작할 수 있게 됐다. 그렇게 되면 문화부에 신고된 1306개의 외주제작사 중 절반인 650여 개의 회사가 파산하게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박상주 국장은 국회, 문화부 등과 접촉하며 개정안이 야기할 심각성을 알렸지만 방송통신위원회와 문화부는 의견을 무시하고 지상 파방송사와 결탁해 내밀하게 모의, 결국 개정안이 통과됐다.

박 국장은 개정안이 통과됐다는 이야기를 국회 법사위 위원실을 통해 확인했다. 전혀 몰랐던 사실”이라며 방송법이 개정되면서 이제 외주제작사는 하청업체가 돼버렸다. 드라마를 제작할 관문이 더욱 더 좁아졌으니 외주제작사가 하루가 멀다하고 문을 닫게 생긴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한국에서 드라마를 만들 여건이 더욱 악화되면서 제작사와 PD들은 현재 러브콜을 많이 보내고 있는 중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방송법이 통과로 인해 제작사의 투자비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드라마를 만드는 이들의 입장에선 제작에 대한 절실함이 더욱 있기에 중국 진출을 손 놓을 수 없다.

제작사가 방송사에 만약 문제제기를 했다. 방송사 편성 받을 수 있을 것 같나. 그 회사 문을 닫아야한다. 그런 사례가 수도 없이 많았다. 자기네 실적 쌓기 하는 거다. 문화부가 만든 표준계약서가 있지만 이는 아무 의미 없다. KBS에서 표준계약서 쓰고 있는데 쓰면 뭐하나. 모든 권리는 방송사에 있다는데 부터 시작한다. 아무 의미가 없다. 오히려 협찬 고지 수익 받은 거 다 뺏기고 있는 상황이다. 표준계약서 때문에 다 뺏기고 있는 상황인데 표준계약서 쓰면 되는 것이냐고 말한다. 제작사가 피해를 보지 않게끔 만들어줘야지 방송사 이득을 다 챙겨줄 수 있는 표준계약서는 무슨 의미가 있냐는 거다.”

특히 중국 투자자가 제작사를 인수하고 나면 드라마의 인력부터 제작 기술까지 모두 중국으로 넘어가는 상황이 된다. 아무리 막강한 한국 인력이 중국 땅에서 좋은 드라마를 만들지라도 드라마의 타이틀은 ‘메이드 인 차이나가 된다. 드라마 관계자들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음에도 울며 겨자 먹기로 중국행을 택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기술로, 좋은 인력으로 중국에 가서 드라마를 완성도 높게 만들어도 결국 타이틀은 ‘메이드 인 차이나다. 어차피 저작권은 중국 투자자가 갖고 있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 드라마의 특색이 잘 묻어나 있고, 완성도가 높을지라도 결론은 중국 작품이다.”

박 국장은 방송법이 개정되면서 이미 우려되는 상황은 시작되었기에 정부, 국회, 드라마 제작 관계자들이 이에 대한 방안을 하루빨리 강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 드라마 제작사와 인력을 사수하기 위해 중국투자자들의 움직임도 더욱 빨라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외주제작사는 방통위와 문화부가 절대 갑인 지상파방송사의 권력에 편입해 약자인 을을 말살시키는 행위에 동조하지 말고 무엇이 한류의 지속과 확산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인지 냉철한 판단력과 예지력을 갖춘 정부 부처가 되어 지상파 방송사와 외주제작사가 상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해줘야 한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