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롯데 3인방` 액면분할 기대로 껑충
입력 2015-05-21 04:02 
'롯데 3인방(롯데제과·롯데칠성·롯데푸드)' 주가가 단기간 급등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각자 양호한 1분기 실적과 성장 스토리가 부각된 가운데 액면분할과 그룹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도 주가를 힘껏 밀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칠성 주가는 지난 3월 20일 165만5000원에서 이달 20일 273만6000원까지 두 달 새 65.3%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일에는 장중 신고가인 299만원까지 치솟아 300만원에 바짝 다가섰다. 같은 기간 롯데푸드 주가도 71만원에서 90만5000원까지 27.5% 올랐고, 롯데제과 주가 역시 176만7000원에서 208만7000원까지 18.1% 상승해 200만원대를 회복했다.
금융투자업계는 롯데 식품주 3사가 강세를 보이는 공통된 이유로 '액면분할 가능성'을 꼽고 있다. 올해 1분기 확인된 실적 개선도 빼놓을 수 없지만, 주가가 나란히 오르는 데는 국내 최고가주로 부상한 3인방의 액면분할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것. 특히 액면가를 10분의 1로 쪼갠 뒤 지난 8일 재상장한 아모레퍼시픽의 주가 고공행진과 거래량 급증이 다른 고가주 분할을 자극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칠성, 롯데제과 등이 받았던 고가주 디스카운트가 일부 해소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액면분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유통 주식수 부족으로 할인됐던 주가가 펀더멘털이 반영된 적정가치를 찾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황제주'란 표현에 애착이 강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후계구도 정리가 임박할수록 액면분할이 단행될 여지가 크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시장 기대와는 달리 롯데그룹주의 액면분할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관계자는 "기업들이 액면분할 취지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적극적인 곳은 없다"며 "롯데그룹주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오너가 롯데 주식이 '황제주'라는 데 자부심이 강해 쉽게 진행이 안 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개별 기업들도 아직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류광우 롯데제과 상무는 "그룹 차원에서 액면분할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각 계열사에 구체적 지침이 내려온 바 없다"고 말했다. 황원담 롯데칠성 상무도 "액면분할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오는 6월부터 개별 기업과 면담할 때 액면분할의 필요성을 납득시키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지난 두 차례의 단체설명회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각각의 기업을 직접 방문해 그 효과를 설명하고 애로사항을 점검할 예정이다. 아직 만날 기업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삼성전자, 롯데칠성, 롯데제과, 오리온 등이 물망에 오른다.
한편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악화설이 돌면서 액면분할뿐만 아니라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도 주가에 일부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푸드 3사는 다른 롯데 계열사 주식을 많이 보유해 지배구조 개편 시 가장 큰 수혜를 누릴 수 있는 기업들이기 때문이다.
오소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너 건강에 이상신호가 있다는 루머가 돌면서 롯데그룹 지배구조 상단에 위치한 식품계열사 주가가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특히 롯데제과는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에 위치해 있고, 상장사 중 시가총액이 가장 큰 롯데쇼핑 지분도 7.86% 보유하고 있다.
펀더멘털 측면에서 롯데칠성은 맥주 '클라우드'의 안정적 실적을 기반으로 한 주류사업 성장이 최대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롯데푸드는 롯데마트와 연계해 올해 하반기 가정 간편식(HMR) 시장에 진출한다는 점이 호재다.
[김윤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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