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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무패’ 레일리 vs ‘원정 무패’ 스틴슨, 승자 없었다
입력 2015-05-19 20:59 
롯데의 브룩스 레일리는 19일 사직 KIA전에서 4회까지 노히트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했지만 5회 브렛 필에게 홈런을 맞은 뒤 흔들렸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이상철 기자] 홈 무패 투수와 원정 무패 투수가 맞붙는다면 어떻게 될까. ‘엘·롯·기 대전의 서막, 19일 부산경기는 동갑내기 ‘닮은 꼴 외국인 투수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3승 3패에다 평균자책점 4점대 중반(4.56-4.70)까지 기록이 비슷한 브룩스 레일리(27·롯데)와 조쉬 스틴슨(27·KIA)였다.
하지만 꽤 다른 점도 있는데 5월 성적부터 엇갈렸다. 레일리는 5월 평균자책점이 6.06에 이르렀다. 반면, 스틴슨은 5월 평균자책점이 3.86으로 조금씩 나아지는 모양새였다. 그리고 가장 대조적인 게 홈 및 원정 성적이었다. 레일리는 홈 무패(5경기 3승)였고, 스틴슨은 원정 무패(3경기 3승)였다. 기대에 다소 못 미치면서 들쑥날쑥한 두 투수지만 부산에만 있다면, 혹은 광주만 벗어나면 두려울 게 없었다.
극과 극인 두 투수가 만났으니 흥미로웠다. 장소는 부산 사직구장이었다. 레일리는 물론 스틴슨도 자신감이 넘쳤다. 그리고 그 ‘특성은 이날 경기에서도 유효했다. 4회까진 투수전이었다. 둘 다 5월 들어 가장 빼어난 투구를 펼쳤다.
최근 뭇매를 맞았던 레일리는 환상적인 투구로 탈삼진 퍼레이드를 펼쳤다. KIA 타자들은 레일리의 커브 등 변화구를 공략하는데 애를 먹었다. 삼진, 또 삼진이었다. 4회까지 4사구만 2개 허용. 투구수도 54개로 완벽에 가까웠다.
최근 5경기에서 피안타 8개 이상이 4번이나 됐지만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실점을 최소화했던 스틴슨이다. 이날 경기서도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으나 홈 쇄도까지 허락하진 않았다. 3회와 4회에는 병살을 유도해 불씨를 꺼트렸다. 제구가 잘 됐으며 속구가 아주 낮게 날아갔다. 4회까지 투구수 59개.
그러나 팽팽하던 추는 5회 들어 기울기 시작했다. 홈 무패보다 원정 무패가 더 강했다. 최근 흐름도 무시할 수 없었다. 잘 던지던 레일리는 5회 노히트가 깨졌다. 그리고 그 첫 피안타가 홈런이었다. 브렛 필에게 홈런을 얻어맞은 뒤 레일리는 휘청거렸다. 6회에도 김민우에게 한방을 맞으며 3실점까지 했다. 공략불가로 여겨졌던 레일리의 공을 두들겼다.

반면, 스틴슨은 끝까지 흔들리지 않았다. 5회 또 다시 손아섭에게 안타와 도루까지 허용하며 1사 3루 위기까지 맞았으나 후속타자를 가볍게 처리했다. 3회부터 7회까지 5이닝 연속 선두타자가 출루해도 스틴슨의 공은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흐름은 스틴슨의 우위. 원정 4연승과 함께 레일리에 홈 첫 패의 폭탄을 안기는 것 같았다. 하지만 스틴슨이 내려간 뒤가 문제였다.
KIA의 조쉬 스틴슨은 19일 사진 롯데전에서 6이닝 1실점 역투를 펼쳤다. 하지만 불펜이 리드를 못 지키면서 원정 4승 기회는 날아갔다. 사진=MK스포츠 DB
3-0 리드 속 7회 무사 1루의 바통을 넘겨받은 심동섭, 한승혁 등 KIA 필승조가 흔들렸다. 연속 안타를 맞더니 결국 3-3 동점을 허용했다. 스틴슨의 승리투수 요건과 함께 레일리의 패전투수 요건이 함께 날아갔다. 6이닝 1실점의 스틴슨과 6이닝 3실점의 레일리, 누구도 승수를 쌓지 못했다. 홈 무패와 원정 무패의 대결에서 승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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