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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알리바바 회장 "한국형 알리페이 만들겠다" 전격 선언
입력 2015-05-19 17:39  | 수정 2015-05-19 22:13
방한한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19일 서울 용산구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이승환 기자]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19일 전격적으로 '코리안페이(가칭)' 서비스 제공 의사를 밝히자 한국 온라인·모바일 결제 시장은 일대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자금력과 기술력, 중국 서비스 노하우까지 갖춘 '한국판 알리페이'가 한국에 본격 상륙하면 한국 결제 시장을 단기간에 장악할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규제로 인해 발전이 더뎠던 한국 핀테크 시장에 '알리페이발 대공습'이 벌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함유근 건국대 경영대 교수는 19일 "한국판 알리페이가 한국에 상륙하면 단기간에 시장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며 "아직까지 사업모델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아 예상하긴 이르지만 아직 채 막이 열리지 않은 한국 핀테크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리바바가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코리안페이'는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파괴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코리안페이로 알리바바 쇼핑몰인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결제하면 물건 값을 깎아주는 식으로 시장의 룰을 만들면 단기간에 한국 온라인 간편결제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코리안페이'는 오프라인 시장에서도 빠르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서울 명동을 비롯해 중국인 관광객이 몰린 지역에서는 이미 알리페이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기반이 확보돼 있다. 알리페이를 한국 특성에 맞게 변화시켜 막대한 자본력으로 가맹점을 확보하면 알리페이가 한국 간편결제 표준이 되는 시나리오가 현실로 굳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지금까지 한국 간편결제 시장은 춘추전국시대였다. 7월에 서비스를 시작하는 '삼성페이'는 기존 신용카드 단말기에서 곧바로 스마트폰 결제가 되는 '범용성'을 갖췄지만 사용 단말기가 '갤럭시S6'로 한정되는 한계가 있다.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으로 서비스하는 다음카카오 '뱅크월렛카카오' 등은 NFC 리더기를 갖춘 상점이 극소수에 불과해 이른 시간 내에 서비스가 확대되기엔 한계가 있다.
온라인 간편결제 시장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서비스가 난무해 누구 하나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 하지만 이날 마 회장은 한국 파트너와 손잡고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뜻을 밝혀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관건은 누가 알리바바와 손잡을 수 있느냐 여부로 집중될 전망이다. 다음카카오나 네이버를 비롯한 IT업체는 물론 삼성전자, LG전자 등 전자업계 신용카드사와 유통업체까지 잇달아 알리바바에 구애의 손길을 내밀 것으로 예측된다.
일각에선 정부가 핀테크 산업 활성화를 위해 애쓰고 있지만 알리페이를 비롯한 글로벌 공룡 진출이 가시화된 만큼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장은 "규제가 있더라도 페이팔처럼 외국 기업은 국내 핀테크 시장에 어떻게 해서든지 진출할 수 있다"며 "국내 핀테크 발전을 위해서는 한국 핀테크에 파격적인 규제 완화와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핀테크업체 대표는 "금융당국이 지금부터는 전시체제에 준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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