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우조선, 풍력발전 사업서 철수한다
입력 2015-05-18 18:20 

국내 3대 조선업체인 대우조선해양이 미래 먹거리사업으로 야심차게 추진해온 풍력발전사업에서 완전 철수하기로 했다. 지난 2009년 인수한 글로벌 풍력발전업체 드윈드 대한 정리작업에 착수했다. 미래 먹거리로 키워보겠다며 풍력발전업에 진출한지 6년만이다. 대우조선의 풍력발전 철수 결정은 업황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조선업체가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8일 산업은행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미국에 있는 풍력발전 생산 시설인 드윈드의 생산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매각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독일에 위치한 드윈드 연구개발 기능도 연구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직원들을 해고하거나 다른 사업체로 이관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독일 뤼벡시에 위치한 풍력발전기술 연구개발(R&D)법인 드윈드유럽은 독일 현지 법원에 법인 해산신청을 냈으며 인원 구조조정 및 파산절차를 밟고 있다.
인수 당시 70여명에 달했던 연구개발 인원은 현재 대부분 퇴사하거나 대우조선해양 본사 연구소로 배치됐다. 지금은 청산절차를 위한 최소한의 인원만 현지에 남아 법적절차를 진행 중이다.

풍력발전기기 위탁생산과 풍력발전단지 운용을 맡고 있는 드윈드 미국본사는 매물로 내놨다. 대우조선해양 경영진은 미국법인에 대한 즉각적인 청산도 검토했지만, 법인을 청산하면 그동안 미국 정부로부터 지원받았던 신재생에너지 보조금을 반환해야 하기 때문데 형식적으로라도 현지법인 체제를 유지하면서 매각 쪽으로 방향을 틀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 고위 관계자는 미국에서 드윈드가 직접 운용하고 있는 풍력발전단지는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았기 때문에 계약기간이 끝날때까지 최소 인원으로 유지해야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추가적인 풍력발전단지 운용이나 풍력발전기기 생산은 전면 중단한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이 풍력발전 사업에서 철수키로 결정한 것은 최근 수익성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더이상 비전이 없다는 판단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8월 대우조선해양은 드윈드 지분 100%를 1394억원에 인수하면서 풍력발전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워왔다. 하지만 조선업황이 악화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나빠진 대우조선해양 입장에서 수익성이 악화된 풍력발전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드윈드는 2011년 520억원, 2012년 167억원, 2013년 99억원, 2014년 83억원의 순손실(연결 기준)을 냈다.
특히 드윈드 매출은 2012년 1804억원을 기록한뒤 급속히 하락해 지난해 149억원에 그쳤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조선 사장은 글로벌 조선 시황이 단기간에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조선·플랜트 등 핵심사업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고 부실사업은 대폭 정리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택과 집중을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는 정 사장은 풍력발전사업을 미련없이 포기하고 조선플랜트에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이에따라 대우조선해양은 풍력발전사업 이외에도 써닝포인트 골프장과 회사연수원, 당산동 비사업용 빌딩도 모두 매물로 내놨다.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조선업계가 스스로 피나는 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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