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설익은 복합점포…직원도 고객도 혼란
입력 2015-05-17 17:42  | 수정 2015-05-17 20:10
"내가 A은행 직원인지, B증권 직원인지 헷갈릴 때가 있어요."
최근 금융복합센터가 자산관리(PB) 서비스의 새로운 '바람'으로 자리 잡으면서 일선 직원들 사이에 때아닌 정체성(?)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복합센터가 조직문화가 다른 은행과 증권사 간 '화학적 결합'이다 보니 초기에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8일 우리은행과 삼성증권은 강북 우리은행 본점영업부 등 3곳에 복합점포를 열고 소비자가 은행 상품은 물론 증권 상품인 주식·채권까지 한 곳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협업을 통해 소비자가 종합자산관리 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국민은행은 KB투자증권과 함께 지난달 서울 청담PB센터에 이어 지난 12일에도 일산PB센터에 복합점포를 열었다. 신한은행도 복합점포를 7월께 연다는 계획이다.
다만 금융복합점포가 생겨나고 있지만 직원들 간 협업은 완전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유는 판이한 투자 성향 때문이다. 증권PB들은 비교적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갖고 있는 반면 은행PB들은 다소 보수적인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금융복합점포에서는 한 소비자의 포트폴리오를 짤 때 증권PB는 증권·파생상품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공격적 투자를 권하는 반면 은행PB는 위험을 최대한 낮춘 투자를 권할 때가 많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증권과 은행이 금융복합점포에서 함께 업무를 보면서 서로 투자 성향이 달라 맞추기 어려울 때가 적지 않다"며 "은행PB로서는 증권PB가 간혹 소비자에게 무리한 투자를 권한다며 서로 불협화음을 보이기도 하고, 증권PB는 은행PB가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부족하다는 선입견을 가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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