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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의 진짜 첫 골과 서울의 진짜 반등
입력 2015-05-17 07:17 
FC 서울은 16일 전남 드래곤즈를 3-0으로 꺾고 승점 15점(4승 3무 4패)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두 번 더 이겼고, 두 번 덜 이겼다. 사진(서울 상암)=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오심 논란이 불거졌던 전남 드래곤즈전, 하지만 FC 서울에겐 매우 의미있는 경기였다. 부상을 털고 푹 쉬고 돌아온 박주영이 첫 필드골을 터뜨린 데다 첫 연승까지 내달렸다. 슬로스타터라는 오명 속에 하위권을 맴돌던 서울이 올해는 아래가 아닌 위에 머물고 있다.
서울의 반등이다. ‘넣어봤자 1골이라던 서울은 3골을 몰아치며 첫 멀티 골을 기록했다. 최용수 감독의 표현대로 고민 많고 스트레스가 많았던 부분이다. 서울도 멀티 골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고 ‘자신감을 얻었다.
이 대승으로 서울은 순위를 10위에서 5위로 5계단을 뛰어올랐다. 시즌 초반 익숙한 위치가 아니다. 서울은 매년 하위권을 맴돌다 무더위가 찾아오는 여름부터 힘을 냈다. 한 바퀴를 돈 가운데 ‘5위 서울은 어색하면서 달라진 느낌을 준다.
서울은 올해 4승 3무 4패(승점 15점)를 기록하고 있다. 12득점 14실점으로 골득실 차는 –2다. 수원전 1-5 대패 탓이다. 1,2부리그 체제로 시작된 2013년 이후 초반 11경기 성적 가운데 가장 좋다. 2013년은 3승 4무 3패(승점 13점), 2014년은 2승 3무 6패(승점 9점)였다. 2013년에는 개막 7경기 연속 무승을 겪었으며, 2014년에는 초반 9경기에서 단 1승만 했다.
지난해 대비 성적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서울은 지난해 초반 11경기에서 6골(9실점) 밖에 넣지 못했다. 득점력 빈곤에 시달렸다. 무득점 경기가 6번으로 절반 이상이었다. 올해의 이진법 축구보다 더욱 심각했다. 적어도 꾸준히 골을 넣고 있는 올해의 서울이다.
지난해는 첫 연승도 8월이 돼서야 했다. 21경기 만이었다. 첫 연승이기 때문에 꼭 이기자는 마음이 강했다”라던 박주영의 이야기처럼, 서울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올해 10경기나 단축했다.
물론, 17일 광주 FC-포항 스틸러스전 및 부산 아이파크-인천 유나이티드전 결과에 따라, 서울의 순위는 좀 더 내려갈 수 있다. 하지만 상위권과 간극이 크지 않다. 3위 제주 유나이티드와 승점이 같다.
3위에게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진다. 그 싸움에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언젠가는 탈출하겠지만 강등권 위협을 받았던 지난해 초반의 서울이었다. 1년 전과는 많은 게 달라진 서울의 위치다.

서울의 반등에는 희망이 담겨있다. 그리고 그 희망 중심에는 박주영이 버티고 있다. 운이 좋았다고 하나 집중력을 잃지 않고 쐐기골을 터뜨렸다. 깔끔한 슈팅만 보면 박주영다웠다. 그의 진짜 첫 골이자 서울이 바랐던 골 장면이었다.
더불어 박주영은 공격적이었다. 이날 슈팅을 2개를 날렸다. 이전 4경기에서 페널티킥 슈팅 외에 1개도 없던 것과 달랐다. 그 동안 슈팅을 난사하지 않기도 했으나 그만큼 슈팅 찬스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몸 상태를 끌어올리면서 조금씩 빛이 나기 시작하고 있다.
다양한 득점 경로가 생겼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골 가뭄 속에 멀티 골을 기록한 건 에스쿠데로(3골) 뿐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김현성(3골), 박주영, 에벨톤(이상 2골) 등 3명이 멀티 골을 기록했다(에벨톤의 경우 오심에 의한 엉뚱한 1골이 포함됐지만). 골 맛을 본 선수도 4명에서 7명으로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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