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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다림’ 끝, 우규민의 답답했던 복귀전
입력 2015-05-14 23:20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복귀전에 나선 LG 트윈스 선발투수 우규민.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한 번의 시련. 그리고 오랜 기다림. LG 트윈스 사이드암 투수 우규민(30)이 완벽하게 돌아왔다. 그러나 경기는 답답했다.
우규민은 재활의 연속이었다. 지난해 10월 왼쪽 고관절 물혹 제거를 위해 수술대에 오른 뒤 사이판과 이천을 오가며 재활만 했다. 빠른 재활 속도. 예정보다 일찍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시즌 개막전 선발 로테이션 합류가 가능한 듯 보였다.
방심했다. 시범경기 등판 이후 수술 부위에 통증이 재발했다. 다시 이천행. 힘겨운 시간이었다. 재활 동료였던 류제국이 먼저 1군에 합류했다. 우규민은 숙소 방에서 TV로 야구 중계를 보며 상대 팀 타자들을 분석했다. 그는 빨리 마운드에 서고 싶어 미치겠다”며 간절한 복귀를 원했다.
14일 잠실 NC 다이노스전. 드디어 우규민이 마운드에 섰다. 올 시즌 첫 등판 경기. 오랜 기다림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5⅓이닝 2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완벽한 복귀전이었다.
우규민은 가장 중요했던 1, 2회를 깔끔한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6타자 연속 범타 처리. 우규민다운 피칭이었다. 3회 1사 후 손시헌에게 첫 안타를 맞았다. 후속타자 김태군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선행주자를 잡았다. 이어 박민우에게 첫 볼넷 허용. 2사 1, 2루 첫 위기서 김종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복귀전 첫 삼진.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은 여전했다.
다시 찾은 안정. 우규민은 4, 5회 연속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삼진은 3개를 엮었다. 땅볼 유도가 많은 우규민의 강점을 살린 유격수 오지환의 수비 시프트가 주효했다. 5회까지 투구수는 69개. 이상적이었다.
우규민은 6회 흔들렸다. 선두타자 김태군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것이 아쉬웠다. 이어 박민우에게 우전안타 허용. 무사 1, 2루 위기서 김종호를 2루수 땅볼로 유도해 병살을 노렸으나 높게 바운드 된 타구였다. 선행주자들이 모두 살았다.

0-0으로 팽팽히 맞선 6회초 1사 2, 3루 위기. 양상문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 우규민과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눈 뒤 교체 사인을 했다. 투구수는 정확히 80개. 이날 경기 전 우규민은 첫 등판이기 때문에 80~90개 정도로 무리하게 던지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던 양 감독의 냉철한 결정이었다.
우규민도 교체를 받아들이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LG 홈팬들은 기립박수로 우규민의 복귀에 찬사를 보냈다. 우규민도 손을 들어 답례했다.
우규민의 승계주자는 구원투수 신재웅과 정찬헌이 막아냈다. 신재웅이 나성범을 유격수 플라이로 잡은 뒤 에릭 테임즈에게 볼넷을 내줘 만루 위기. 세 번째 투수인 정찬헌이 이호준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해 단 한 명의 주자도 홈으로 불러들이지 않았다.
우규민도 더그아웃 밖으로 나와 실점 없이 뒤를 지켜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 우규민은 승패 없는 복귀전을 치렀다. 6회까지 1안타로 침묵한 타선이 야속했다. LG는 돌아온 류제국에 이어 우규민의 복귀전에서도 심각한 타격 난조로 승운은 없었다.
결국 연장 12회까지 승부를 내지 못한 0-0 무승부. 4안타 빈공에 무득점. 올 시즌 첫 무승부 경기는 완벽했던 우규민의 복귀전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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