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이젠 예술 분야도 ‘구글 영토로 편입’
입력 2015-05-14 16:35 

육안으로는 관찰하기 힘들었던 박수근 작품 특유의 ‘유화의 갈라짐이 바로 코 앞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했다. 이우환의 ‘선으로부터는 아래로 내려갈수록 붓이 어떻게 갈라졌는지, 푸른색이 어떻게 점점 옅어지는지 보였다. 탐라순력도는 300년도 더 된 종이의 보존 상태까지도 관찰할 수 있었다. 기자가 체험해 본, ‘아트 카메라를 이용해 70억 화소 기가 픽셀로 촬영한 작품에서만 보이는 특징이다.
구글이 학술 논문에 이어 예술까지 디지털화에 나섰다. 구글은 14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국내 최초 기가픽셀로 촬영된 작품을 공개하고 모바일 앱 제작 플랫폼을 선보였다.
박수근의 ‘할아버지와 손자를 비롯해 이우환의 ‘선으로부터, 강익중의 ‘포타슘 펜슬 등 총 6점의 예술작품과 문화유산이 기가픽셀로 촬영됐다. 손쉽게 모바일 앱을 제작해 작품을 전시할 수 있게 돕는 모바일 앱 제작에는 아시아 최초로 우리나라 박물관 5곳이 참여하게 됐다.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는 다양한 문화 유산을 누구나 편리하게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세계 문화 유산 온라인 전시 사이트다. 세계 각국의 예술작품을 관람하고 가상투어를 즐길 수 있는 ‘아트 프로젝트, 역사의 중요한 순간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전하는 ‘역사적 순간, 구글 맵의 스트리트뷰 기술 등을 사용해 현대 및 고대의 세계 문화 유산을 소개하는 ‘월드 원더스로 구성돼있다.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는 2011년 처음 17개 파트너 박물관 및 재단과 시작했는데 3년 반 만에 전세계 60개국 700개 이상의 기관이 참여하는 사이트로 성장했다. 600만건이 넘는 예술작품과 1200개의 전문 큐레이터의 설명이 붙은 디지털 전시도 제공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 한국사립미술관협회가 최초로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의 프로젝트에 참가했다. 이듬 해 국립중앙박물관도 함께해 2015년 5월 현재 총 20곳의 파트너와 총 1만3500여 건의 한국 작품이 온라인을 통해 전세계에 소개되고 있다. 특히, 콘텐츠 장르가 미술품에 국한되지 않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에 새롭게 파트너로 참가한 한국음반산업협회는 K팝의 변화와 성장 과정을 연도별로 보여줬다.
이에 앞서 구글은 ‘구글 스콜라를 통해 전세계 논문을 데이터베이스화 해 쉽게 검색하고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종이에 담겨있던 지식을 디지털화 하면서 누구든지 무료로 볼 수 있게 해 지식 격차를 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제는 그 분야를 예술 작품, 문화 유산으로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아밋 수드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 총괄은 우리 미션은 세계 문화 유산을 전세계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돕고, 다음 세대를 위해 디지털로 보조하는 것”이라며 구글이 제공하는 기술을 통해 훌륭한 한국의 문화유산을 더욱 알리고 전세계인들이 한국 문화의 다양한 측면을 폭넓게 감상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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