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목욕탕서 1주일새 세번 털린 경찰관 ‘설욕’ 풀었다
입력 2015-05-12 15:19 

평소 자주 이용하는 목욕탕에서 1주일 사이에 세 차례나 절도 피해를 본 현직 경찰관이 몰래 카메라로 범인을 검거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 반여지구대에 근무하는 김모 경위(60)는 지난 4월 28일 해운대구 재송동의 한 목욕탕에서 현금 2만8000원을 도난당했다. 이어 지난 2일에도 같은 목욕탕 사물함 옷 속에 있던 현금 1만원이 사라졌다.
명색이 직업이 경찰인데 연이어 피해를 당하자 자존심이 상한 김 경위는 지난 5일 범인을 잡기 위해 목욕탕 개인 사물함에 걸어놓은 셔츠 주머니에 만년필 모양의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 이날도 목욕을 마치고 나오니 현금 2만8000원이 사라졌다.
김 경위는 90분짜리 몰래 카메라 영상을 확인해 용의자 얼굴을 파악하고 5일 오후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동료 경찰관은 금세 이 용의자의 신원을 알아냈다. 바로 하루 전날인 지난 4일 400만원 상당의 오토바이를 훔친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김모 씨(25)였기 때문이다.
김 경위의 활약 덕에 김 씨의 여죄가 드러났다. 김 씨는 지난달부터 부산지역 3곳의 대형목욕탕에서 6회에 걸쳐 4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 씨의 소재를 파악해 지난 7일 검거하고 소지품을 압수했고 김 씨로부터 장물을 매입한 혐의로 이모 씨(39)도 불구속입건했다. 해운대경찰서는 다음 달 정년 퇴임하는 김 경위에게 표창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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