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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성인영화’③] 우리가 강조한 건 ‘차별성과 공감대’
입력 2015-05-12 14:32 
사진=스틸
[MBN스타 여수정 기자] 최근 개봉해 관객을 만나고 있는 영화 ‘터치 바이 터치와 스마트 핑거 무비 ‘나인틴-쉿 상상금지(이하 ‘나인틴)는 둘 다 성인을 타깃으로, 적당히 야하고 자극적이며 야릇한 상상을 하게 만든다.

배우 하나경과 구지성의 출연으로 친숙하며 웹툰 ‘나인틴 덕분에 이미 남성 관객들의 호감은 잡았다. 문제는 성인영화에 다소 소극적인 여성 관객인데, 섬세하면서도 공감 가능한 대사와 무작정 자극적이기보다는 좀 더 예쁘고 아름답게 그려낸 장면이 미처 놓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터치 바이 터치를 연출한 김호준 감독의 전작은 ‘레쓰링 ‘어린 신부 ‘제니, 주노이다. 이전과는 180도 다른 장르로 변신을 꽤하고 있는 셈이다. ‘나인틴 역시 스마트 핑거 무비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고, 웹툰과는 또 다른 영상화로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다.

◇ ‘터치 바이 터치, ‘레쓰링보다 먼저 찍은 성인영화”…‘김호준 감독.

‘터치 바이 터치는 살면서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성적 쾌감을 경험하게 된 한 여자의 성적 일탈을 짜릿하게 담아낸 섹시 코미디다. 하나경과 구지성이 출연했고, 극장과 동시에 IPTV 서비스를 시작했다.

Q. 전작 ‘레쓰링보다 먼저 찍은 성인영화라고.

A. ‘레쓰링 전에 제일 먼저 찍은 19금 작품이다. 원래 옴니버스 중 한 편이었는데 따로 개봉하게 됐다. 대한민국 남자와 여자는 물론 젊은 남녀와 이들의 부모 이야기도 나온다. 즉, 한국에서 살아가면서 부부들이 겪는 성에 대한 이야기다. 찜질방에서 쉬다 아주머니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영감 받아 제작한 영화다. 때문에 찜질방 수다, 유머가 들어있어 공감될 것이다. (웃음) 남자들의 쾌락보다는 오히려 여자들에게 시선이 맞춰져있어 보면 통쾌할 것이다. 여자들의 성적인 쾌락에 집중했다.

Q. 성인영화를 향한 관객의 편견은 엄청나다. 그럼에도 꾸준히 성인영화를 연출하고 제작하는 이유는.

A. 성인영화는 개봉해도 찾는 이만 볼 것이다. 상영관도 적고 관객수도 적어 주로 IPTV 서비스를 진행하는데, 이 역시 마찬가지다. 오픈되어도 찾아서 보는 이만 볼 것이며, 전체가 아닌 IPTV 성인 전용관에서만 공개된다. 성인영화를 향한 관객의 편견이 마음 아프다. 보지도 않고 무조건 색안경을 낀 채 바라보는 게 슬프지만, 어쩔 수 없다. 연출자로서 한 개의 성인영화를 연출했다면 악플을 보고 우울증에 걸리겠지만, 여러 작품을 해서 인지 무뎌졌고 댓글도 골라본다.

기존 상업영화에선 할 수 없는 내용을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다. 평소에 해보지 못한 과감함과 적은 예산에서의 촬영에 대한 도전이다. 관객들의 쓴소리를 들어도 똑같은 것에서 벗어나보고 싶은 욕구가 있어 도전하는 것이다. 보통의 영화들은 제한이 많은데, 성인영화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에서만 벗어나지 않는다면 별다른 제한 없이 맘대로 촬영이 가능하다. 그 재미에 연출하는 것이다.

Q. 어떤 가이드라인이 존재하는가.

A. 가이드라인에 맞으면 터치를 안 해 연출자 입장에서 해방감을 맛본다. 그러나 성인영화로서 보여줘야 할 건 확실히 보여줘야 되니까 다른 작품과의 차별성을 깊게 생각하게 된다. 노출에 대한 수위도 고민인데 이는 법으로 정해져있다. 헤어 누드, 즉 털이 나오면 안 되고 언어적으로 너무 심한 이야기만 아니면 된다. 그러나 이 언어적인 부분은 일상생활에서도 잘 안하는 것이라 어길 일이 없다. 정신세계에서 수용할 정도에 문제가 없다면 가능하다.

◇ ‘나인틴, 모바일에 최적화된 콘텐츠 개발 꿈 꾼다…‘클로버 이앤아이 전지영 부장.

‘나인틴은 SNS를 장악한 청춘 남녀들의 리얼 19금 연애 썰로 완성된 작품이다. 여자애들과 말뚝박기를 시작으로 여친 집에서 엄마 몰래 했던 경험, 동네 누나와 옷 벗기 젠가게임, 비상계단에서의 첫 경험 시도, 오랜 친구와 모텔간 이야기, 극장에서 끝까지 갔던 2시간 총 여섯 개의 짧은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Q. ‘나인틴은 스마트 핑거 무비로 낯선 장르다.

A. 모바일이 베이스이다. 봐야겠다가 아니라 장소와 시간의 구애 없이 관람할 수 있었으면 했다. 집중력을 요구하기 보다는 쉽고 재미있게 관람했으면 싶었다. 웹 드라마와 영화와는 차별됐으면 싶었고 스마트 핑거 무비로서의 방향을 개척하려 했다. 웹 드라마도 10분 정도의 콘텐츠를 무료로 보여주지 않냐. 때문에 유료화 서비스인 ‘나인틴은 도전이었다. 돈을 지불하고 콘텐츠를 보는 경우가 적었기에. ‘나인틴을 통해 유료로 구매하는 콘텐츠 장르를 만들고 싶었다. 다만 기존에 없었던 사례라 여전히 도전 중이며, 폭발적인 인기와 관심이 신기하다. 새로운 시장을 구축하겠다는 목적을 어느 정도는 이룬 것 같아 기쁘다.

Q.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지만, 19금이기에 어느 정도의 편견이 있었을 것 같다.

A. 원작 웹툰 ‘나인틴 보다 예쁘게 그리고 싶었다. 10분 안에 이야기가 끊겨 지루하지도 않고 누구나 공감할 법한 소재가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자극적이다. 각 에피소드마다 새로움을 주기 위해 12명의 배우를 캐스팅했다. 다행히 원작 캐릭터와 배우의 싱크로율이 높더라. 그래서 골고루 좋아하는 것 같고 골라 보는 재미가 있다. 원작의 수위가 셌기에 ‘나인틴의 수위를 보고 실망한 관객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장을 넓게 봤다. 원작이 10~20대 남자였다면 ‘나인틴은 젊은 남녀 모두이기에 예쁘고 아름답게 가자던 콘셉트를 잘 잡은 것 같다.

Q. 위에서도 이야기했듯. 19금이라는 편견 아닌 편견과 원작이 있기에 수위 조절에 대한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A. 알다시피 원작은 수위가 세다. (웃음) 그래서 콘텐츠를 가져오는데 젊은 남녀가 비호감 없이 평범하게 관람했으면 싶었다. 원작 자체가 이미 많은 매출을 기록했고 관객들 역시 영리해졌기에 탄탄한 원작만 믿고 갔다. 그러나 고민도 많았다. 원작은 수위도 셌고 남자들의 로망을 실현해 놓은 것이다. 기존의 팬을 그대로 끌고 갈 것 이냐와 원작을 따라갈 거냐, 어느 부분을 새로이 추가할 것 이냐 등 많은 부분을 생각했다. 원작의 수위대로 가면 성인물인데 ‘나인틴은 새로운 장르 개척이었고, SNS에서의 썰이었으니까 썰 콘텐츠의 시발점을 방향으로 잡아 좀 더 예쁘고 아기자기한 성인물을 만들고 싶었다. 무엇보다 최적화되고 대중적인 콘텐츠 개발이 1순위였다. 시작은 19금이지만 앞으로 이 형식을 빌려 다양한 장르를 스마트 핑거 무비로 개발할 예정이다.

Q. 과거에 비해 성인영화의 어느 점이 달라진 것 같나.

A. 대놓고 야한 성인영화보다는 19금이면서도 웰 메이드를 표방한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추세이다. 극장가에서 환영받지 못해도 IPTV에선 엄청난 수익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단순히 야한영화보다는 작품성이 있으면서 자극적이면 더 큰 관심을 받고 수익도 높아진다. ‘나인틴 역시 여기에 따라가려했고 관객의 공감대 형성에 집중하면서도 원작이 가진 스토리의 완성도까지 강조하려 했다. 최대한 나도 저랬었지 등을 떠올리는 재미와 수위에 대한 조절을 고심했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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