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 제발로 진흙탕 속으로 빠져드는 새정치민주연합
입력 2015-05-12 13:09  | 수정 2015-05-12 21:58
새정치민주연합이 제발로 깊은 수렁속으로 걸어들어가고 있습니다.

선거 패배 후 '싸우지 말라고, 계파 싸움 하지 말라'고 수없이 얘기를 해도 도무지 귀에 들리지 않는 모양입니다.

왜 저럴까요?



문재인 대표의 리더십이 문제인지, 아니면 비주류쪽의 흔들기가 지나친 것인지, 둘 다 문제인지 도무지 정신을 차리지 못할 지경입니다.

오늘 아침 새정치민주연합의 4선 이상 중진의원들이 모였습니다.

▶ 인터뷰 : 박병석 /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 " 어떤주제도 없다 그냥 최근에 매우 엄중한 시기이니까 위기의식을 갖고 어떻게 해결해야할지에 대한 의견을 모으는것이죠. (문 대표께는) 말씀 안드렸다 4선이 아니기때문에 4선이상에게만 제가 말했다."

문 대표는 초선이기때문에 이 자리에 초대받지 못했습니다.

문 대표의 운명은 이들 중진 의원들 손에 달린 걸까요?

중진 의원들이 물러나라고 하면 물러나야 할까요?

반대로, 중진 의원들이 문 대표 중심으로 지금 상황을 잘 수습하자고 하면, 비주류가 따를까요?

비주류인 김한길 전 대표가 빠진 가운데 열린 중진 모임에서는 문 대표가 비선을 통해 결정을 하지 않고, 공개적으로 결정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문 대표가 사과하고, 주 최고위원이 복귀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사퇴 얘기도 나왔지만, 다시 전당대회를 열 수 없다는 논리에 묻혔습니다.

일단은 문 대표를 재신임한 셈입니다.

그러나 내홍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전남도 의원 52명 가운데 30여명은 사실상 지도부의 책임론을 꺼냈습니다.



김한길 전 대표와 호남 의원들의 집단 반발은 문 대표로서는 버텨내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 김한길 /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4월 30일)
- "이겨야 하는 선거를 졌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다들 걱정이 큽니다. 저도 고민이 깊습니다.

평의원 일부에서는 전당대회 소집 얘기가 돌고 있습니다.

지도부를 새로 뽑자는 겁니다.

전당대회를 열면 만사 해결될까요?

또 주류와 비주류가 나눠져 싸우고 흔들기를 하지 않을까요?

불보듯 뻔합니다.

주 최고위원이 복귀하지 않는 한 갈등은 진행형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복귀는 쉽지 않을 듯 보입니다.

문 대표와 갈등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 문재인 /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0511)
- "주승용 최고위원이 참석하지 않은 그 빈자리가 큽니다. 선당후사 마음으로 당을 위해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주승용 /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 "사퇴에 대한 원인이나 요구에 대해선 응답하지 않고 무시하고, 최고위원회 참석하는 것이 '의무'라고 압박하는 것이 맞는 것입니까? "

갈등의 씨앗은 또 있습니다.

정청래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여부입니다.

정 최고위원은 어제 주승용 최고위원을 찾아 여수로 내려갔습니다.

▶ 인터뷰 : 정청래 /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어제)
- "제가 모든 걸 떠나서 인간적으로 미안하다고 말씀드렸고, 정청래 의원 사과를 받아들이겠다, 여기까지 멀리 내려와서 고맙다, 만나야 하는데 언론들이 많이 와서 진을 치고 있으니 만난 걸로 하자, 미안하다 여기 못 와서, 잘 올라가라 이렇게 (주승용 의원이) 얘기했습니다."

▶ 인터뷰 : 정청래 /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어제)
- "(문재인 대표와도 사전에 얘기를 했나?) 어젯밤에 제가 여수에 내려가겠다는 결심을 전했고, 문재인 대표가 저희 지역(마포)에 오셨어요, 그런 결심을 해 줘서 고맙다, 그게 다입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정 최고위원의 사과를 수용했지만, 복귀할 의사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별개로 새정치연합 평당원 10여명은 정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요구서를 윤리심판원에 전달했습니다.

윤리심판원장인 강창일 의원은 비주류입니다.

문재인 대표는 정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는 윤리심판원의 일이라며 거리두기를 했습니다.

그러나 비주류는 중징계를 요구하고 있고, 범주류는 당내 화합을 위해 징계를 하지 말자는 입장이어서 문 대표가 어떤 식으로든 결정을 해야 합니다.

비주류인 강 원장이 중징계를 내리고, 문 대표가 징계를 반대할 경우 다시 갈등이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에는 선장이 없습니다.

여기저기서 불협화음이 터져나오고, 이를 수습할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도 보이지 않습니다.

무능한 지도부는 사분오열됐습니다.

이런 지도부를 비주류는 마치 먹잇감을 만난 듯 사정없이 물어뜯고 있습니다.

정말 당을 위한 걸까요? 아니면 자신들의 입지와 당권 탈환을 위한 걸까요?

국민 눈에 이들의 행동이 어떻게 비칠지 생각해봤을까요?

스스로 진흙탕 싸움판으로 들어가는 새정치민주연합을 보면서, 과연 내년 총선과 대선 승리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 이가영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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