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바일 게임업계의 성장을 주도해온 다음카카오의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이 흔들리고 있다. 오랫동안 모바일 게임 흥행 보증수표였던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을 거치지 않더라도 성공하는 사례가 속속 나오며 탈카카오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핀란드 모바일 게임 ‘클래시오브클랜‘부터 이런 조짐은 감지됐다. 수백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은 이 게임은 순식간에 인기 1위에 오르며 유명세를 탔다. 특히 카카오 게임하기를 활용하지 않고 구글 안드로이드 앱마켓인 구글플레이를 통해서만 이같은 성과를 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뒤이어 국내 최대의 IT기업인 네이버가 탈카카오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네이버는 넷마블게임즈와 힘을 합쳐 모바일 게임 ‘레이븐을 흥행시켰다. 카카오 플랫폼을 활용하지 않고 주요 앱마켓 인기 1위를 휩쓸었다. 현재 카카오 게임하기에서도 선보이고 있지만 네이버와 손잡고 진행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이 레이븐 흥행에 큰 도움이 됐다. 넷마블게임즈의 차기작 크레노 블레이드 역시 네이버와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라 흥행 성공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밖에도 웹젠은 뮤오리진을, 컴투스는 컴투스프로야구 포 매니저를 단독으로 출시하며 이러한 탈카카오 움직임에 가세했다. 실제 구글플레이에서 인기게임 10위권안에 든 게임중 카카오 플랫폼을 통한 작품은 2개에 불과하다. 과거 거의 대다수 게임이 카카오 플랫폼을 이용한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인 셈이다.
이러한 탈카카오 바람이 부는 이유는 국경과 플랫폼 제약이 없는 모바일 게임 특성이 큰 몫을 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원빌드 전략을 통해 전세계 소비자를 한번에 잡을 수 있어 하나의 플랫폼에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앱마켓과 카카오 게임하기로 이중으로 수수료를 떼어가면서 과도한 부담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다음카카오도 대책마련에 나섰다. 먼저 모바일 게임 플랫폼 카카오톡 게임하기에서 신작을 선보이는 횟수를 주 2회에서 주1회로 줄였다. 지난 2013년 9월 이후 무려 1년반만의 변화다. 매주 화,금 2차례 신작을 발표했던 카카오톡 게임하기는 앞으로 매주 화요일 주 1회만 노출해 신규게임의 홍보·마케팅 극대화할 수 있도록 변화를 꾀한다. 출시 후 3일동안만 유지되던 신규 게임 우선 노출기간도 자연스레 1주일로 늘어났다. 다음카카오 입장에서 최근 미묘하게 감지되는 탈카카오 분위기를 사전에 차단하고 카카오 플랫폼의 울타리를 견고하게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아예 새로운 게임 유통 채널인 ‘카카오게임샵을 통해 앱시장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기존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구글 안드로이드의 앱장터 ‘구글플레이를 거치지 않고 카카오게임샵을 통해 게임을 직접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한 것. 기존 게임하기를 통해 모바일 게임을 소개하고 홍보·마케팅 창구로 활용하던 방식을 뛰어넘어 앱 마켓처럼 기능하는 것이다. 별도 애플리케이션이 아니라 PC 또는 모바일 웹을 이용해 접속해 내려받는 방식인 카카오게임샵의 가장 큰 장점은 제조사의 운영체제에 제공했던 수수료 부담을 줄여 그 이익을 게임 개발사와 사용자에게 되돌려 주는 것이다. 기존 구글과 다음카카오에 각각 30%, 21%를 수수료로 지급해 49%의 수익을 가져갔던 기존과 달리 개발사는 65%의 이익을 가져가고 다음카카오가 25%를, 소비자가 10%를 코인방식으로 되돌려받는 식이다.
단순히 이익률을 생각하면 증가할 수 있지만 여전히 변수는 많다. 구글플레이라는 세계 1위 앱시장을 버린다는 것이 게임사입장에서 단순히 도움이 된다고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카카오게임샵이 글로벌 시장이 아니라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시장이라는 것이 한계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어느정도 양적 성장이 이뤄진 상황에서 더이상 국내 최대 플랫폼만으로 성공하는데 한계에 도달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모바일 게임 특성상 국경없이 글로벌 시장을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게임 플랫폼도 치열한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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