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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악의 연대기’, 반전에 반전 또 반전… 입이 ‘근질근질’
입력 2015-05-11 11:19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심장을 조여온다. 영리하게 관객을 몰아붙인다. 잠깐 한눈팔면 못 따라갈 정도다. 반전에 반전, 또 반전을 거듭한다. 반전이 과한 인상을 살짝 남기긴 하지만 관객들을 몰입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치고 빠지는 음악적 효과도 극 전개와 잘 맞아 떨어진다. 손현주의 섬세한 감정 연기도 일품이다.
본청 발령을 앞둔 최창식 반장(손현주). 동료들과 회식 후 택시를 탔는데 목숨의 위협을 받고 우발적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지문을 닦고 자신의 흔적을 지웠지만 다음날 최 반장이 일하는 경찰서 앞 공사장 크레인에 택시 기사의 시체가 내걸려 있다. 최 반장은 이 사건을 담당하게 되고, 은폐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은폐할수록 드러나는 예측불허의 양파 같은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관객은 영화를 어떻게 풀어가나 보자 싶은 생각이 들 게 뻔하다. 그렇게 봐야 하는 게 정답이기도 하다. 어떤 과거가 있는지 추리하고, 어떻게 마무리할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심장은 계속 쪼그라든다.
영화 ‘악의 연대기는 사건의 범인을 찾는 경찰들과 이 사건을 은폐하려는 최 반장의 시점으로 시작한다. 그러다 얽히고설킨다. 자신이 남자를 죽였다며 등장하는 김진규(최다니엘)의 등장 이후부터다. 백운학 감독은 김진규의 직업과 성향, 행동 등을 하나하나 영리하게 잘 활용했다. 사건의 판을 짠 인물이라는 또 하나의 트랙이 등장, 그 위에서 배우들은 질주한다.

복선과 반전의 실타래가 풀리기 시작하는데 관객은 절로 몰입된다.
하나둘씩 드러나는 진실은 놀랍고 흥미롭다. 물론 너무 반전을 위한 반전으로 끼워 맞춘 것 같다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호의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 이야기를 어떻게 구성할지 고민한 감독의 흔적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영화 ‘끝까지 간다와 비교하는 시선도 있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또 다른 맛과 재미가 충분히 전해진다.
처음부터 끝까지 표정으로 많은 것을 보여줘야 했던 손현주, 그를 바라보는 동료 형사 마동석과 신참 형사 박서준, 이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최다니엘 등 모두의 연기가 조화롭다. 관객의 호감을 살 만하다.
반전을 누설하고파 입이 간지러울 정도다. 102분. 15세 관람가. 14일 개봉 예정.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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