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10년 묵은 한남뉴타운 기대감 솔솔
입력 2015-05-08 15:55 
한남 뉴타운 일대 개발 조감도.
부동산 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고 조합원 간 갈등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10년 넘게 표류하던 서울 용산 '한남뉴타운'에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업무지구 프로젝트는 무산됐지만 용산공원 조성 및 유엔사·수송부·캠프킴 등 산재용지 복합개발 계획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모습이다. 입지 여건이 좋은 3·5구역은 벌써 3.3㎡당 지분가격이 4000만원대로 회복됐다.
8일 서울시와 용산구,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지난달 사실상 폐지되면서 한남뉴타운 구역별 사업이 차츰 가시화하고 있다. 총 5개 구역 102만㎡에 이르는 한남뉴타운은 서울 한복판에 위치해 강남·북 접근성이 모두 좋고 한강 조망도 가능해 재건축·재개발·뉴타운 등 서울시내 정비구역 중 최대어로 꼽히는 곳이다. 사업 진척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최고 29층, 5700가구의 미니 신도시급으로 조성되는 한남3구역. 2012년 9월 조합을 설립한 3구역은 서울시 사전자문을 받으며 건축위원회 심의를 준비하고 있다. 보완을 거쳐 건축심의를 통과하면 올해 안에 사업시행 인가까지 받는다는 계획이다.
사업이 진척되면서 3구역 3.3㎡당 지분가격은 지난해 말 3900만원에서 지난 3월 말 4390만원까지 치솟았다. 부동산 경기가 한창 좋았던 2005~2006년 5000만원 안팎에 거래되던 지역인 점을 감안하면 추가 상승 여력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남뉴타운 중 한강 및 용산공원 접근성이 가장 좋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5구역도 단계를 차곡차곡 밟고 있다. 5구역은 3구역 다음으로 규모가 큰 2359가구로 조성될 예정인데 현재 서울시 도시재정비위원회 자문을 받아 정비계획을 보완하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한남5구역 입지는 한남뉴타운 중 가장 좋지만 구역 안에 변전소가 있어 차질을 빚고 있다"며 "용산구청장이 추진하고 있는 만큼 변전소 이전만 확정되면 사업은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전이 확정된다고 해도 조합원들이 비용을 일부 부담해야 할 경우 사업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2·4구역은 상대적으로 속도가 더딘 편이다. 2011년 추진위원회를 설립한 1구역은 주민들 간 갈등으로 아직 조합조차 설립하지 못했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1구역은 11만6513㎡인 면적을 6만8595㎡로 줄이고 가구 수도 1471가구에서 1064가구로 축소하는 방안을 서울시·용산구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교적 규모가 큰 2구역도 2012년 6월 조합을 설립했지만 사업에 반대하는 조합원(1105명 중 186명) 문제로 서울시·용산구와 추가 협의를 진행 중이다. 구역 북측을 빼고 사업을 진행할 경우 조합원 추가분담금이 늘어나면서 사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논의는 큰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한남뉴타운 5개 구역 중 네 번째로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4구역은 협력업체를 선정하고 서울시 건축심의를 준비하고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부동산팀장은 "한남뉴타운은 서울에 남아 있는 뉴타운 중 기대가 가장 큰 곳"이라며 "짧게는 10년 후 용산공원 조성이 끝나면 용산역 일대는 서쪽 축이 되고 한남뉴타운은 동쪽 축이 된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추가분담금 예상액도 나오지 않은 상태로 사업 지연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투자 결정은 신중하게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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