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영유아부터 노인까지 전세대 안과 건강 ‘빨간불’
입력 2015-05-08 10:29 

봄은 눈 건강을 위협하는 복병들이 곳곳에 널려 있다. 점점 강해지는 자외선, 흩날리는 꽃가루와 미세먼지, 건조한 날씨는 백내장, 알레르기 결막염, 안구건조증 등 각종 눈질환을 악화시킨다.
몸이 1000냥이면 눈은 900냥이라는 말이 있듯이 눈은 평생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눈은 스마트폰, TV, 컴퓨터와 같은 디지털기기 사용으로 혹사당하고 있다. 깨알같은 글씨를 보거나 게임을 하기 위해 오랫동안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보게 되면 시력이 떨어진다. 노안도 빨라져 30대부터 시작되기도 한다.
대한안과학회는 우리나라 국민 4명중 3명이 근시라며 눈 건강이 위험수준에 와있다고 경고한다. 김만수 대한안과학회 이사장(서울성모병원 안과 교수)은 나이별로 근시율을 보면 5~11세는 49.3%, 10~20대는 80.4%에 달한다”며 어릴 때는 뛰어놀아야 하지만 조기교육 열풍에 휩쓸려 일찍부터 학원에 다니며 책과 씨름하는 경우가 많아 근시를 재촉한다”고 지적한다. 김 이사장은 근시의 12%는 고도근시이고, 고도근시의 40%는 녹내장 및 망막질환이 있다”며근시는 안경만 쓰면 된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매우 위험한 질병”이라고 강조했다.
김무연 GS안과 원장은 근시는 주변부 밝기와 시야 밝기가 약 3배차이가 나면 빠르게 진행된다”며 독서실에서 공부할 때 책상 등(燈)만 켜고 공부를 하는 것은 근시를 악화시킨다”고 말했다. 독서실 등과 방 등을 키면 괜찮지만 독서실 등만 키면 근시로 진행될 위험이 높다는 얘기다.

평생 눈 건강을 좌우하는 시력은 초등학교 입학 시기에 해당하는 만 7~8세에 완성된다. 그래서 생후 36개월(약 3세)때 굴절과 사시여부를 검사하고 6세 쯤엔 눈에 대한 전반적인 검사를 하라고 안과 전문의들은 조언한다. 김무연 원장은 아이의 눈 이상을 빨리 발견해서 치료하지 않으면 기능 혹은 외관상 정상적이지 못한 삶을 살 수 있다”며 조기 시력측정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력검사 결과 시력저하 원인이 선천성 백내장이나 녹내장, 안검하수와 같은 특별한 질병이라면 그것을 먼저 치료해야 한다. 근시, 원시, 난시 등과 같은 굴절(눈 도수)이상 때문이라면 정확한 검사를 하여 안경을 착용해야 한다.
안경은 처방을 잘 받아 쓰게 되면 시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김용란 김안과병원장은 근시가 한번 생기면 계속 나빠져 성장이 멈추는 20세까지 지속된다”며 그러나 20세 이후 안경을 꼈는데도 시력이 계속 나빠지고 안경도수가 바뀐다면 이는 백내장, 녹내장, 원추각막, 황반부종, 망막박리 등 다른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이가 안경 착용을 싫어한다면 ‘드림렌즈(dreamlenz)를 통해 시력을 교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드림렌즈 원리는 말랑말랑한 각막 중심부를 센 물체로 눌러 시력이 나빠지는 것을 막아준다. 매일 밤에 끼고 잠을 잔 뒤 아침에 뺀다. 드림렌즈를 낀다고 시력이 좋아지지는 않는다.
김무연 원장은 드림렌즈는 만 5세에 하는 경우도 있지만 초등학교 4학년까지 하지 않는 게 좋다”며 중학교 1~2학년 때까지 끼다가 안경으로 교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드림렌즈 단점은 정밀하게 시력을 교정할 수없다는 것이다. 드림렌즈를 오랫동안 끼면 안구가 눌려있어서 수술할 때 정밀하게 검사가 안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보통 드림렌즈를 빼고 한달 정도 지나면 본래의 각막상태로 돌아온다고 알려져 있다.
만 20세가 되면 라식, 라섹, 렌즈 삽입술로 근시를 교정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매년 약 20만명이 라식 수술을, 약 10만명이 라섹 수술을 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라식은 통조림 뚜껑처럼 각막절편(보통 뚜껑이라고 함)을 만든 뒤 레이저로 각막을 깎아내고 다시 뚜껑을 덮는 수술이다. 라식수술은 각막이 두껍고 각막질환이 없어야 가능하다. 수술 다음날 시력이 바로 좋아지고 통증이 거의 없다는 게 장점이다. 단점은 각막이 얇고 편평하거나 뾰족하면 수술이 어렵다. 또한 각막절편이 오래 지나면 약해져 과격한 운동을 하는 사람에게는 맞지 않다.
라섹은 각막이 얇거나 근시·도수가 높을 때 실시한다. 각막상피를 벗겨낸 뒤 레이저로 각막을 깎아내고 다시 각막상피를 덮는 수술이다.
각막이 너무 얇아서 라섹마저 못할 때는 렌즈를 삽입한다. 렌즈 삽입은 도수가 있는 렌즈를 눈 안에 삽입하는 수술이다. 라식과 라섹이 불가능할 정도로 고도근시이거나 원추각막인 경우에도 수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렌즈는 삽입이 잘 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백내장이 생기거나 각막내피 세포가 감소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있다. 이 때는 렌즈를 제거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있다.
나이가 들어가면 노안이 찾아온다. 노안이 오면 수정체 탄력이 떨어지고, 수정체를 둘러싼 근육들 힘도 떨어져 수정체 두께가 조절되지 않는다. 결국 눈의 조절작용이 떨어지면 가까운 곳이 잘 안보이고, 가까운 곳을 봤다가 멀리 볼 때도 갑자기 안보일 수 있다.
노안은 종종 백내장, 녹내장과 혼동된다. 백내장은 노안 초기 증상이 가장 비슷하다. 특별한 증상 없이 안개가 낀 것처럼 눈 앞이 흐리게 보이고 시력이 점차 감소하게 된다. 시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사물이 이중으로 보이는 복시 현상이 나타난다면 이미 백내장이 진행됐을 확률이 높다.
노안이 상당히 진행되면 수술을 놓고 고민을 하게 된다. 노안 수술은 약 20여가지나 되는 데, 유용성과 안정성에서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이유는 효과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김무연 원장에 따르면 노안 시술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먼저 라식·라섹시술을 하여 오른쪽 눈 시력을 1.0으로 멀리 볼 수 있게 하고, 왼쪽 눈은 1.0으로 가까이 볼 수있도록 섞는다. 둘째는 노안 임플란트로 주로 멀리 시력이 좋은 사람이 하는 것으로 각막 안에 아주 얇은 필름을 넣어 근거리가 잘 보이도록 하는 것이다. 세째는 백내장 수술과 함께 누진다초점 삽입술을 하는 것으로 백내장 시술을 할때 인공수정체에 다초점을 넣는 것이다.
안과병원을 고를 때 주의해야 할 점은 한가지 수술만을 늘 강조하는 곳이나 수술한 의사와 진료를 보는 의사가 따로 있는 곳을 피해야 한다. 일부 안과병원은 값싸게 시술을 하겠다며 공장식 수술을 하는 곳이 적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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