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피 단기조정때 대형·배당株 노릴만
입력 2015-05-08 07:02 
글로벌 주식과 채권시장에 잇달아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확대 경쟁으로 돈이 풀리면서 단기간에 주식과 채권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도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수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다만 단기 조정 이후에는 반등을 기대할 만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유럽과 중국 등을 중심으로 정책적 유동성 공급이 이어질 전망이고, 미국도 기준금리 인상을 시장에 충격을 최소화하는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당분간 현금 비중을 늘려 조정 시 고배당 종목이나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종목 위주로 저가 분할매수 대응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7일 매일경제신문이 KB자산운용 송성엽, 한국투자신탁운용 이용우, 삼성자산운용 이승준,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최광욱 등 4명의 주요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 4인에게 국내외 증시전망 및 대응전략을 긴급 설문한 결과 '5월 중에는 신중한 시장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송성엽 KB운용 CIO는 "독일 등 주요국 채권의 최근 급격한 금리 상승의 뚜렷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조정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당장 끝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단기적으로 현금 보유를 늘려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우 한국운용 CIO 역시 "유동성의 힘으로 주식과 채권 가격이 단기간에 많이 오른 것은 분명하고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이나 유로존 탈퇴 변수도 남아 있는 만큼 5월까지는 신중히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조정의 기간이 길지 않고 폭도 코스피 2000선에서 제한될 것으로 예상했다. 6~7월을 전후해 2분기 실적이나 하반기 경기개선에 대한 기대가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내면 글로벌 유동성과 맞물려 상승장으로 전환해 2200~2300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이승준 삼성운용 CIO는 "잇단 과열 경고에 따라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약화됨에 따라 단기 조정은 있겠지만 대내외 유동성이나 올해 국내 기업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로 상승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며 "코스피가 연내 2200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 CIO는 "기업 이익 개선과 배당 확대 등으로 국내 증시의 체질이 바뀌고 있어 연내 2300선까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유가상승과 엔저 등의 영향으로 기업 실적이 예상만큼 개선되기 힘들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최광욱 에셋플러스자산운용 CIO는 "4월까지 상승으로 코스피는 저평가 구간에서 벗어났고 올해 예상 실적 대비 적정 지수는 2100선이라고 본다"며 "기업들의 주주환원 정책은 긍정적이지만 실적 개선은 불투명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4명의 전문가들은 단기 조정에 대응해 현금 비중을 일부 늘리되, 추가 조정이 있을 경우 저평가 실적개선 종목 위주로 저가 매수 관점에서 주식 비중을 늘려 나갈 것을 권했다. 송 CIO는 "조정 이후 반등 구간에서는 제약·바이오나 화장품 등 성장성이 높은 종목들의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고, 이승준 CIO는 "정유와 화학 등 실적 개선 대형주를 선별적으로 찾아내 투자를 늘리라"고 조언했다.
이용우 CIO는 "보수적 성향의 투자자라면 배당주나 혼합형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분산투자 펀드 등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으면서도 초과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선택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국내와 해외 투자 비중은 6대4 정도로 가져가라는 조언이 많았다. 주요 해외 지역 가운데서는 대체로 중국, 유럽, 미국, 일본 순으로 투자가 유망하다는 의견이었다. 최 CIO는 "종목이 아닌 지수만 놓고 보면 국내보다는 해외 투자가 유리해 보인다"며 "특히 수급과 성장성 측면에서 중국이 가장 유망하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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