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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 효과’ 한나한, ‘사이버 외인’도 아니었다
입력 2015-05-07 23:11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 경기, 6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첫 안타를 신고한 LG 한나한이 2사 후 오지환의 볼넷으로 3루에 진루한 후 최태원 코치와 주먹을 부딪히고 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잭 한나한(35)이 공식 데뷔전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화끈한 한 방은 없었지만,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줬다. ‘사이버 외인이 아니었다.
한나한은 올 시즌 베일에 싸인 외국인선수였다. LG는 100만 달러를 투자해 메이저리그 베테랑 내야수를 영입했으나 한나한은 종아리와 허리 통증으로 시즌 개막 한 달이 넘도록 개점휴업 상태였다.
팬들 사이에서는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 꼭꼭 숨어 재활과 훈련을 병행하고 있던 한나한을 두고 존재 자체를 의심하기도 했다. 한나한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었다.
한나한은 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전격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예정에 없던 깜짝 합류였다. 당초 퓨처스리그에서 경기 감각을 더 익힐 것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한나한의 강한 의지로 콜업됐다.
한나한은 수비 부담을 던 6번 지명타자로 한국프로야구 데뷔전에 나섰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한나한은 준비가 생각보다 길어져서 최대한 빨리 올라와 팀 승리를 돕고 싶었다”며 가장 중요한 건 팀의 승리다. 상황에 따라 볼을 많이 보고 볼넷을 얻을 수도 있고, 공격적인 스윙이 필요하다면 할 것이다. 팀이 원하는 야구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나한은 자신의 말대로 서두르지 않았다. 볼을 많이 보면서 베테랑다운 타격을 했다.
한나한은 2회초 2사 주자 없는 첫 타석에서는 두산 선발투수 진야곱을 상대로 지켜봤다. 빠른 공 3개 뒤 4구째 느린 커브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0-3인 4회초 1사 1, 2루 찬스에 나선 두 번째 타석도 지켜봤다. 진야곱의 제구가 급격하게 흔들리는 것을 파악하고 차분히 볼을 골라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 한나한은 박지규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때 3-3 동점을 만드는 귀중한 태그업으로 첫 득점에 성공했다. 80%의 몸 상태에서 전력 질주에 문제가 없었다는 것에 의미가 컸다.
한나한은 세 번째 타석에서 데뷔 첫 안타를 신고했다. 4-4로 맞선 6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구원투수 양현의 2B2S 이후 5구째를 노려 좌중간 안타를 때려냈다. 빗맞은 행운의 타구였지만 간결한 스윙으로 만든 안타였다. 하지만 후속타 불발로 역전 득점까지 올리진 못했다.
네 번째 타석은 아쉬웠다. 한나한은 2사 2루 득점권 찬스서 두산의 6번째 투수 이재우를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몸쪽 꽉 찬 속구에 당했다.
한나한의 마지막 타석은 실망스러웠다. 4-4인 연장 10회초 무사 1루 찬스서 윤명준의 3구째를 노렸으나 1루수 앞 땅볼 병살타로 기회를 날렸다.
한나한은 이날 4타수 1안타 1볼넷 2삼진으로 데뷔전을 마쳤다. 오랜 기다림 끝에 성공적인 데뷔전 성적표였다. 실전 감각이 부족한 상태에서 보여준 존재감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LG는 한나한 합류의 분위기 반전 효과는 톡톡히 누렸다. 힘겨운 7연패 탈출. LG는 4-4인 연장 11회초 정성훈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뽑은 뒤 이현호의 폭투 때 3루주자 이병규(7번)가 추가점을 보태 6-4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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