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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로 다시 태어난 뒤 “실수만 안 하자 했는데...”
입력 2015-05-07 19:08 
한화에서 KIA로 트레이드 된 오준혁이 이적 다음날인 7일 마산구장에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이상철 기자] 아마 야구선수가 되기로 마음을 먹은 이후 가장 정신없던 하루였을 것이다. 눈 뜨고 일어나니 트레이드가 됐다는 통보를 전해 들었고, 새 소속팀에 가자마자 경기를 뛰어야 했다. 새 유니폼 공수가 늦어, 새 동료의 유니폼을 빌려 입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활약은 준수했다. 나란히 안타도 치고 타점 및 득점도 올렸다. KIA가 뽑은 4점 가운데 2점을 ‘신입 선수가 해결했다.
특히 노수광은 프로 첫 선발 데뷔에서 1호 안타, 타점, 득점을 했다. 더 없이 기뻤을 터다. 자신감은 있었다. NC의 선발투수는 박명환. 지난해와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몇 차례 맞붙어 곧잘 안타도 쳤다. 그 기억을 되살리며 타석에 섰고, 그토록 꿈꿨던 1호 기록들을 세웠다.
그런데 마냥 기뻐하기 힘들었다. 그럴 겨를조차 없었다. 노수광은 좋긴 하나 그럴 감흥은 별로 없었다. 오히려 이후 타석에서 변하구 대처를 못해 두 차례 삼진으로 물러나는 등 아쉬웠던 것만 머릿속을 맴돌더라”라고 말했다.
오준혁은 노수광보다 1군 경험이 많다. 안타도 이번이 통산 3호였다. 오준혁은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어리둥절하고 정신이 없었다. 그래도 한화에서의 1,2호 안타보다 더욱 의미가 있던 3호 안타였다”라고 했다.
한화 시절부터 친했다는 둘은 마산으로 가면서 의기투합했다. 절대 실수를 하지 말자”고. 때문에 수비가 더욱 힘들었다. 내내 집중의 끈을 놓치 않으려.
그런데 괜찮았던 이적 후 첫 경기는 8회 어그러졌다. 3-1로 앞선 8회 2사 2,3루서 박민우의 짧은 타구를 외야 펜스 쪽으로 물러섰던 좌익수 오준혁이 잡지 못한 것. 원바운드 된 공마저 놓치며 3루타가 됐다. 뒤이어 김성욱의 적시타가 터져, 3-4 역전이 됐다. 실수만큼은 하지 말자고 다짐했건만 실수를 저질렀다.
그래도 짐은 덜었다. 꼭 타점을 올리라”는 노수광의 응원 속에 오준혁은 9회 1사 3루서 희생타를 때렸다. 4-4 동점. 비록 KIA가 마무리 윤석민이 무너지면서 4-5로 패했으나 ‘신입 외야수의 첫 경기는 괜찮았다.

다만, 둘 다 만족할 수만은 없었다며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했다. 새 둥지에서의 생존 경쟁은 이제부터라는 걸 잘 알기에.
오준혁은 실수를 해도 툭툭 털고 일어난다. 계속 생각하기보다 다음에 더 잘 하려 한다. 형들이 부상에서 회복되거나 컨디션을 되찾으면 진짜 경쟁이지 않나. 그때 가서도 계속 1군에 머물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노수광도 언제 내가 또 1군 무대서 뛸 수 있을까. 내려갈 때까지 집중하고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뿐이다”라고 말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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