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또 익명발언에 출렁인 제일모직 주가
입력 2015-05-07 16:35  | 수정 2015-05-07 18:14

삼성그룹 지배구조 관련주들이 ‘지주회사 체제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익명의 고위관계자 말에 또다시 흔들렸다.
7일 제일모직은 전날보다 1만7000원(10.66%) 하락한 14만2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SDS도 장 초반 전날보다 1만원(4.1%) 하락한 23만1500원에 거래되다가 장 막판 회복하며 2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 회사의 주가가 크게 출렁인 것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익명의 고위관계자의 발언이 시장에 전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은 제일모직과 삼성SDS를 상장했고 두 회사가 지배구조 전환 핵심 수혜주로 떠오르며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삼성 오너가 3세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3남매는 제일모직과 삼성SDS 주식을 각각 38.74%, 19.05% 보유하고 있다.

다만 지배구조 관점에서 제일모직과 삼성SDS의 ‘용도는 다른 것으로 평가됐다. 제일모직이 삼성그룹 전체의 지주사 역할을 수행한다면, 지배구조상 말단에 위치한 삼성SDS는 증여세 혹은 상속세 마련을 위한 오너 3세의 ‘실탄으로 사용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지주사든 ‘실탄이든 기업가치가 높아야 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삼성그룹이 이들 기업에 대한 주가 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고, 이 때문에 두 기업 주가에는 지배구조 개편 수혜주라는 ‘프리미엄이 붙었다. 지주사 전환이 아니라면 주가수익비율(PER)이 각각 39배, 45배에 달하는 제일모직, 삼성SDS의 밸류에이션이 설명되기가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익명의 고위관계자 발언에 주가가 춤을 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3세들이 6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정상 납부할 것이라는 ‘고위관계자의 발언이 전해지자 상속세 납부를 위한 지분 매각 우려에 당시 제일모직과 삼성SDS는 각각 7.51%, 2.42% 하락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지배구조 관련주의 주가가 급등하면 어김없이 ‘익명의 고위관계자가 등장해 ‘상속세를 납부하겠다 또는 ‘지주사 전환을 하지 않겠다 등의 발언을 언론에 흘렸다”며 단기간 과도하게 주가가 오르지 않도록 관리하는 취지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익명의 고위관계자의 발언은 당분간 계속해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가 조회공시 등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시 담당자는 제일모직에 문의해보니 그런 사실을 발언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며 지주사 전환을 하지 않는다고 말을 실제로 했다고 해도 지주사 전환이 꼭 제일모직과 관련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애당초 지주회사 전환 목적이 없었다면 삼성그룹이 제일모직을 상장시키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제일모직의 신주발행 규모는 1000만주로 지난해 기업공개로 5300억원 가량의 자금을 모집했다. 유통물량 비중은 20%에 불과하다. 대주주 지분이 희석되지 않기 위한 목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달 내로 원샷법 초안이 만들어지고 공청회가 열릴텐데 삼성그룹이 지주사 전환에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법안 통과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려 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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