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대남 비난 지속…"8월 넘으면 대화 기회 놓칠 듯"
입력 2015-05-07 15:07 
북한이 한미 합동군사훈련 종료 이후 남쪽에서 높아지는 대화 목소리에 요지부동입니다.

지난달 24일 독수리 훈련이 끝나면서 정부가 관계 개선을 겨냥한 여러 조치를 내놓고 있지만 북한은 매번 비아냥과 비난으로 대응하며 외면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남측의 대화 요구에 호응할 여지가 있으면 매체를 통해 비난의 강도를 조절하며 변화 움직임을 보여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그 어디서도 그런 흔적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 당국자들에 대한 비난의 수위는 여전히 높고 '파쇼 광녀', '패당' 등의 원색적인 표현도 그대로입니다.

비난의 핵심은 남한 당국의 대화 목소리에 진정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지만, 박 대통령과 당국자들의 발언과 행보를 보면 그와는 너무 거리가 멀다는 게 북한의 주장입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7일 '절대로 회피할 수 없는 북남관계 파괴 죄악' 이란 제목의 논설에서 남측에서 한미 군사연습 종료 이후 "남북관계의 해빙기니, 대화 준비니 하는 희떠운 소리들이 계속 울려나오고 있다"고 비아냥거렸습니다.

신문은 남한 당국의 대북 인권공세, 대북문제에 대한 한미 공조, 대북전단 살포, 한미 군사연습 등을 거론하며 앞에서는 대화를 제안하고 뒤에서는 북한을 자극하는 행위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북남대결에 다름아닌 남조선 집권자가 앞장서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도 이날 정부가 민간단체의 대북비료 지원 등을 허용한 것에 대해 "대화에 관심이나 있는 듯이 요술을 부리고 있다"며 "입에 침바른 소리", "교활한 말장난" 등의 용어를 쓰며 일축했습니다.

북한이 5·24조치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대북지원사업자인 재단법인 에이스경암(이사장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의 비료 15t 지원을 승인한 데 대해 개인 기업가의 지원으로만 받아들이면서 남측이 생색을 낸다고 불쾌감을 노출한 셈입니다.

결국 북한의 판단은 남한 당국이 여론의 남북관계 개선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어 제스처만 보낼 뿐 진정한 대화와 관계 개선 의지가 없다고 받아들이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남측에서 최소한 5·24조치의 해제와 대북전단 살포 중단, 인권문제 언급 등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기 전에는 북한은 대화의 손짓을 외면한 채 강경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이날 북한이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5.24 조치 해제와 한미 연합훈련 중단 등을 요구한데 대해 "대화가 열리기도 전에 주장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일축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그런 문제도 다 포함해서 남북 당국 간에 대화 테이블에서 현안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정부의 기본 입장은 전혀 변한 것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현재의 기조를 유지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대남 비난을 퍼붓다가도 갑자기 돌변해 대화를 하자고 손을 내민 경우도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가령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전까지만 해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다가 갑자기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김양건 노동당 비서 등 실세 3인방이 전격 방한해 관계 개선의 "대통로를 열자"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를 풀려면 8월까지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북한이 남쪽에서 한미 훈련이 지속되는 한 대화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8월에는 '을지 프리덤 가디언' 연습이 치러지기 때문입니다.

노동신문은 논설에서 "남조선에서 북침 합동군사연습과 반공화국 모략소동이 계속되는 한 북남 사이에 대화 분위기가 마련될 수 없고 관계 개선도 절대로 이룩될 수 없다"며 "남조선 당국은 이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남측이 진정으로 대화 의지가 있다면 남북관계를 실질적으로 막고 있는 5·24조치를 해제하고 대내외에서 자신들을 자극하는 언행도 중단하라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오는 8월 한미 훈련 전까지 대화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이후 북한의 정치·외교 일정이 겹치면서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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