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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연쇄살인마’①] 韓 영화 속 연쇄살인마…복수형부터 쾌락형까지
입력 2015-05-07 10:19  | 수정 2015-05-07 13:36
사진=오로라공주 포스터/스틸컷
[MBN스타 정예인 기자] 한국 영화 속 연쇄살인마는 다양한 캐릭터를 갖는다. 돈 때문에 거침없이 살해하는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부터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에 복수를 결심하는 복수형 연쇄살인마까지, 모두 거침없이 살인을 저지르지만 그 이유는 다르다.

◇ 사연 있는 연쇄살인마…살인에도 이유는 있어요”

#. ‘오로라공주(2005), 죽은 아이를 위한 복수극

전 국민의 시선이 쏠린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옷가게 주인부터 택시기사까지 전혀 연관 없는 다섯 명이 무참히 살해되고, 살해 현장에는 만화 캐릭터인 오로라공주 스티커만이 남는다. 사건을 담당한 오 형사(문성근 분)는 CCTV를 통해 나를 찾아봐”라는 메시지를 남긴 범인의 뒤를 쫓고, 그의 정체를 알고 나서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



범인으로 밝혀진 정순정(엄정화 분)은 오렌지족에게 무참히 성폭행, 살해당한 아이를 위해 연쇄살인을 저질렀다. 그는 자신의 아이를 죽인 범인이 정신병을 이유로 정신보호 수감을 당한 것을 알고서, 그에게 다가가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다. 정순정은 아이가 살해당할 때까지 방치한 성인 5명에게 복수를 한 후 감옥에까지 들어가게 된다. 그가 보여준 모정은 다른 연쇄살인범에 비해 설득력을 갖고, 과연 복수를 위해 살인한다는 것이 정당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인지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

#.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2010), 당한만큼 되갚아준다

은행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해원(지성원 분)은 휴가를 받아 어렸을 때 잠시 머물렀던 무도로 향한다. 어릴 적 친구 복남(서영희 분)이 해원을 환대하지만 다른 섬주민들은 해원의 방문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복남의 배려로 편안한 휴가를 즐기던 해원은 어느 순간부터 복남의 고통스러운 생활을 접하게 된다. 복남은 매일 남편에게 매를 맞고, 하루 종일 노예처럼 일하며, 시동생에게 성적인 학대까지 당한다.

사진=김복남살인사건의 전말 스틸컷


그러나 섬주민은 그런 복남의 삶을 알면서도 모른 채한다. 그들이 무시한 결과는 이윽고 무시무시한 복남의 복수로 되돌아온다. 해원 역시 복남의 복수 대상이 된다. 해원은 자신의 삶을 보고 자랄 게 걱정스러워 딸을 서울로 데려가 달라는 복남의 부탁을 거절했을 뿐 아니라, 다른 섬주민과 마찬가지로 복남의 삶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서 가장 잔혹한 부분은 복남의 핏빛 복수가 아니라, 한 여인의 삶을 무참하게 망가뜨린 수많은 인물들의 ‘방관에 있다.

◇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살인은 돈이 되니까요”

#. ‘공공의 적(2002), 돈벌이를 방해한다면 누구든 죽인다

국내 최초로 사이코패스를 다룬 영화 ‘공공의 적. 성공한 펀드매니저이자 잔혹한 살인마인 조규환(이성재 분)은 돈, 출세에 걸림돌이 된다면 누구나 죽이는 잔혹한 살인마다. 그는 노점상의 피 같은 돈을 빼앗는 타락한 경찰 강철중(설경구 분)의 유일한 적수다. 두 사람은 마치 누가 더 ‘나쁜놈인지 겨루기라도 하는 듯 보인다. 조규환, 강철중 모두 자신에게 걸림돌이 된다면 부모에게 거침없이 복수를 하고, 돈을 위해서라면 양심은 쓰레기통에 버린다.

사진=공공의적 스틸컷


그러나 조규환은 강철중에 비할 상대가 못된다. 강철중이 부모에게 소소한 복수를 하는 정도라면, 조규환은 부모를 토막 살인해버리니 말이다. 그를 보고서 사이코패스를 떠올리지 않을 이는 없을 듯하다. 조규환은 자신의 진로에 방해가 된다면 사소한 말다툼을 벌인 택시기사부터 유일한 피붙이인 부모님까지 모두 죽여 버리니 말이다.

#. ‘검은집(2007), 국내 최초의 보험 연쇄살인사건

보험사정원 전준오(황정민 분)은 한 보험가입자의 집을 방문했다가 7살짜리 아이가 목을 매 자살한 것을 발견한다. 그러나 그는 아이의 아버지 박충배(강신일 분)의 행동이 수상쩍다는 것을 눈치 채고, 보험금 지급을 중단한다. 전준오는 아이가 자살한 게 맞다”며 경찰이 내놓은 증거에도 박충배를 향한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결국 박충배네 집안 조사를 시작한 후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사진=검은집 스틸컷


박충배의 아내 신이화(유선 분)는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서라면 남편의 팔정도는 눈 하나 꿈쩍하지 않고 자르는 사이코패스였고, 박충배는 그에게 이용당하고 있었다.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연쇄살인을 저지른다는 스토리는 이전에 만난 적 없었기에, 영화가 개봉한 직후 큰 화제를 모았다.

◇ 쾌락형 연쇄살인마…살인하는 이유? 재밌으니까”

#. ‘악마를 보았다(2010), 악마가 있다면 이런 모습일까

국정원 경호요원 수현(이병헌 분)은 약혼녀 주연이 잔인하게 살해당하자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자괴감과 분노로 가장 고통스러운 복수를 다짐한다. 주연을 죽인 이는 과거에도 젊은 여인을 대상으로 살인을 저질렀던 연쇄살인마 장경철(최민식 분). 장경철은 살인하며 쾌감을 느끼는 쾌락형 연쇄살인마로, 사람을 죽이는 것뿐만 아니라 살해한 인물을 먹기까지 하는 극악무도한 살인자다.

사진=악마를보았다 포스터/스틸컷


수현은 장경철에게 죽을 만큼의 고통만 가하고 놓아주기를 반복하며, 그가 미쳐가기를 바란다. 그러나 정작 복수를 하면 할수록 고통스러워지는 건 자기 자신일 뿐, 장경철은 오히려 그 복수를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연쇄살인마 장경철의 모습은 이승의 것이라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잔혹하며 악랄하기 그지없다.

#. ‘살인의뢰(2015), 죄책감 없는 연쇄살인마의 말로

베테랑 형사 태수(김상경 분)는 자신이 우연히 잡은 뺑소니범 조강천(박성웅 분)이 부녀자 10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마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는 한 건 했다”는 생각에 들떠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태수는 자신의 여동생(윤승아 분)이 그에게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알고서 비극에 빠진다. 조강천은 계속되는 취조에도 살해 동기, 범행 장소, 시체가 숨겨진 장소 등 어떠한 것도 털어놓지 않고, 그저 찾아봐”라며 웃는다.

사진=살인의뢰 포스터/스틸컷


그 때 태수는 여동생 남편 승현(김성균 분)이 조강천을 죽이기 위해 복수를 준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승현을 말리려 나선다. 많은 관객들은 이 모습을 보며 태수보다는 승현에 감정이입한다. 또 살인을 저지르고서도 아무런 죄책감 없는 조강천을 보며, 사형제도에 대해서도 고심하게 된다. 저런 사회악이 어떤 방식으로든 사회에 남아있어서는 안 된다는 극단적인 감정이 샘솟기 마련이니 말이다.

정예인 기자 yein6120@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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