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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상견례2’, 있을 건 다 있는데 ‘좀 많이’ 어설프네
입력 2015-05-07 09:48 
사진=포스터
[MBN스타 여수정 기자] 지난 4월29일 개봉한 영화 ‘위험한 상견례2는 33만3705명(7일 오전 1시 기준)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꽤 만족스러운 흥행 성적도 아니며, 배우 홍종현과 진세연의 조합에도 예상외의 선전을 하지 못하고 있다.

개봉 전 ‘위험한 상견례2는 홍종현, 진세영, 신정근, 전수경, 김응수, 박은혜, 김도연 등의 만남과 경상도, 전라도의 뒤를 이어 도둑, 경찰 집안의 상견례로 흥미진진했다. 1편 송새벽 이시영 커플의 바통을 이어받을 홍종현 진세연 커플에 대한 기대치도 높았다.

하지만 그 놈의 기대치가 높았던 걸까, 감독의 욕심이 지나쳤던 걸까. 작품성과 대중성 그 어떤 것도 잡지 못한 채 극장가에서 서서히 존재감을 잃고 있다. 물론,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차이나타운과 함께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관객수만을 따져본다면 턱없이 저조한 수치이다.

1편은 전라도와 경상도의 상견례를 소재로 지역감정 속 공감대를 형성했다. 지역 사람들만이 공감할 법했지만, 누구나 이 상황 잘 알기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 없었다. 더욱이 사랑이 극의 중심이었기에 굳이 지역의 상황을 몰라도 충분히 이해가 됐다.

눈에 뻔히 보이는 전라도와 경상도의 결혼 이야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지만, 이시영과 송새벽의 능청스러움, 박철민의 국보급 입담 등이 입소문을 탔다. 덕분에 ‘위험한 상견례는 259만5625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했다.

259만 명의 선택을 받는 데는 배우의 몫이 가장 컸다. 오글거리는 대사와 포즈도 담백하게 소화하는 이시영, 송새벽은 관객을 웃기기에 충분했다. 지역감정이 있지만 사랑으로 똘똘 뭉친 두 사람은 상견례 경험이 있는 이들에겐 추억을 떠올리게 도왔고, 경험이 없는 이들에겐 안내지침서로서 제몫을 다했다.

1편의 반응이 좋았기에 2편 개봉 소식은 일찌감치 관객의 관심을 끌었다. 더욱이 같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기에 전편보다 수정, 보완될 부분의 매끄러움을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다. 또 다시 등장하는 반가운 얼굴도 있었고 새로이 등장하는 신선한 얼굴도 있었기에 신, 구 배우의 조합을 내심 기대한 것도 맞다.

그러나 홍종현과 진세연의 조합은 그리 완벽하지 못했다는 평이다. 시크한 이미지가 강했던 홍종현은 이번 작품을 통해 다크 서클, 면도 하지 않은 모습 등 코믹 연기에 도전했다. 주로 진지한 역을 도맡았던 진세연 역시 귀엽고, 발랄한 이미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두 사람의 도전 정신은 높이 살만하지만, 관객의 극찬을 이끌어내기엔 부족했다.

사진=스틸
지나치게 홍종현을 위한 영화 같은 느낌을 풍겼고, 망가지는 건 찰나일 뿐 대부분 ‘훈남 홍종현으로서 관객을 만나고 있다. 고급 스포츠카와 슈트, 깔끔한 머리스타일 등으로 여심을 자극하며 성숙해진 연기보단 여전히 이미지가 더 강했다.

진세연도 마찬가지다. 귀엽고 발랄한 것에 이어 섹시한 비키니 자태를 뽐내는데, 사실상 불필요한 장면이었고 도대체 왜 진세연이 비키니까지 입고 웨이브를 췄는지 의문점이 남는다. 그나마 신정근과 전수경, 김응수, 박두식, 박은혜, 김도연 등의 연기가 두 사람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다.

가장 문제는 로맨스와 코믹, 가족애 등이 모두 ‘위험한 상견례2에 있음에도 어느 것 하나 부각되지 못하는 것이다. 극중 철수(홍종현 분)와 영희(진세연 분)의 로맨스를 강조하면서도, 도둑과 경찰 집안의 결합이 주는 코믹함에도 무게를 싣고 싶고, 묵직한 가족애, 청춘에 대한 응원 등 다양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감독의 의도는 이해가 되지만 너무 맛보기 식으로 전개되기에 ‘과유불급이다.

코믹에 몰입할 때쯤 예고 없이 등장하는 진지와 슬픔 등은 도무지 어느 박자에 웃고 눈물을 흘릴지 틈을 주지 않았다. 매끄럽지 않은 만듦새는 집중도까지 떨어뜨리며 ‘위험한 상견례2가 아닌 10분짜리 짧은 에피소드를 보는 것 같아 좀 많이 어색했다. 철수와 영희, 두 사람의 식구에 초점이 맞춰져 적응하려는 찰나, 또 다시 사건 해결로 급전환되며 고개를 갸우뚱 거리게 만드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행복한 결말의 과정까지 도둑과 경찰 집안의 만남으로 풀어내려고 시도한 건 신선하다. 하지만 억지스럽고 뚝뚝 끊기는 상황의 연속은 어색하고 1편이 줬던 만족도까지 떨어뜨린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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