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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효자외인들의 101% 진심과 열정
입력 2015-05-07 06:11  | 수정 2015-05-07 11:21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두산 베어스의 효자외인들이 팀을 미소 짓게 하고 있다. 실력은 100% 합격점이다. 거기에 100구 이상의 투구수에도 자발적으로 마운드를 지키는 희생정신이 더해졌다. 책임감은 ‘100% 그 이상이다.
두산의 외인투수 더스틴 니퍼트와 유네스키 마야는 각각 2승씩 도합 4승을 거두고 있다. 그렇지만 기여도는 그 이상이다. 두산은 이 2명이 등판한 11경기서 7승4패의 성적을 냈다. 니퍼트의 경기서 4승1패를 했고, 마야의 경기서 3승3패를 기록했다.
불펜이 흔들렸던 두산이지만 이들 2명과 유희관, 장원준을 중심으로 한 선발이 튼튼히 버텨줬기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드러난 성적 뿐만이 아니다. 니퍼트와 마야가 단순히 ‘용병을 넘어 두산의 대들보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이유가 있다. 바로 마운드 위에서의 자세와 책임감이다.
니퍼트와 마야는 리그 최상위권의 이닝소화력을 자랑하고 있다. 니퍼트가 31⅔이닝, 마야가 39이닝을 던졌는데 경기 당 선발 이닝으로 따지면 6⅓에 달한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2명의 투수가 좋은 투구를 펼쳤던 것이 첫 번째 이유이고 2번째는 많은 공을 던졌기 때문. 마야가 110.8개로 2위, 니퍼트가 105.8개로 3위의 경기 당 투구수를 기록하고 있다.
니퍼트와 마야가 이렇게 많은 투구수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맞물려 있다.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지난 4월 두산의 상승세의 이유로 니퍼트와 마야가 투구수 100개를 넘은 상황에서 자진해서 추가 등판을 하겠다고 해서 1이닝씩을 더 막아줬고 결과도 좋게나왔다. 이 부분이 상당히 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니퍼트와 마야는 부진했던 경기와 부상 복귀 이후 첫 경기 등의 상황을 제외하면 계속해서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6회까지 투구수가 100개를 넘겼거나 육박한 상황들이 특히 많았다.

첫 번째는 선수들의 의지다. 그런 상황에서 두 사람은 자발적으로 먼저 마운드에 오르겠다는 의사를 내비쳤고 김 감독과 코칭스태프도 이런 의지를 존중해줬다. 이후에도 두 사람은 산발 위기에도 의연하게 마운드를 지키며 대부분 이닝을 마칠 때까지 투구한 경우가 많았다.
단순히 투구수가 많은 것과는 조금 다른 상황이다. 불펜이 다소 불안했던 영향도 있다. 마무리로 내정됐던 노경은이 부상으로 개막전 엔트리에서 빠졌고, 새로운 마무리 윤명준이 다소 불안한 가운데 코칭스태프는 불펜진을 세밀하게 관리해야 했다. 거기에 경험이 적은 투수들이 난타를 당해 무너진 경우도 있었다. 그때마다 마야와 니퍼트가 긴 이닝을 책임져 한결 숨통이 트였던 두산 마운드다.
사진=MK스포츠 DB
사실 비단 두 사람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유희관과 장원준 또한 올해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
외인들은 어찌보면 팀에 대한 소속감이 약할 수 있다. 거기에 더해 이들에게 긴 이닝을 강요하는 분위기도 아니다. 몸을 사릴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퍼트와 마야의 열정과 의욕은 결코 국내 선수들에 뒤지지 않는다.
사실 니퍼트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두산의 효자 외인. 팀이 흔들릴 때 직접 투수 미팅을 소집하거나, 포스트시즌 패배에 어지간한 국내 선수보다 훨씬 더 슬퍼했다는 일화는 이제는 너무나 잘 알려진 이야기다. 올해도 여전히 책임감 넘치는 모습으로 든든히 두산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거기에 더해 마야는 지난해 대체 외인으로 합류한 이후 올해 더욱 소속감이 더해졌다. 선수단내에서 김 감독조차 두 손발을 다 든 ‘승부욕의 화신이다. 마운드에서의 투지에 더해 매 경기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능수능란한 완급조절도 물이 올랐다. 지난 2일 대구 삼성전서 117구째 공을 던지다 검지에 쥐가 나서 내려온 것은 올해 마야의 투지를 방증하는 장면. 보통 많은 공을 던져 힘이 빠지면 투수들은 공을 쥐는 손가락의 악력이 떨어진다. 그 상황에서 그만큼 마야가 최선을 다했다는 뜻이다.
아직도 한국야구를 단순히 돈벌이의 수단으로만 대하거나,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없이 잠깐 스쳐지나가는 곳으로 생각하는 외인들이 있다. 다른 1명의 외인 타자 잭 루츠는 태업성 결장 이후 팀을 떠났다. 그렇기에 더욱 특별한 두산 외인 니퍼트와 마야의 101%의 진심이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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