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청라 소형 1억 껑충…미사·별내까지 `귀한 몸`
입력 2015-05-04 17:09  | 수정 2015-05-05 00:10
지난 2일 인천 청라의 한 공인중개소에는 최근 분양한 '청라 파크자이 더테라스'의 분양권을 사려는 40대 부부가 상담을 받고 있었다. 서울에서 전세난을 피해 청라로 이사할 계획이라는 이들 부부는 전용 테라스에 다락방까지 있는 4층 펜트하우스 구입을 원했지만 결국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J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분양권을 갖고 있는 집주인에게 전화를 할 때마다 100만원씩 시세를 올리고 있다"며 "몇 번 전화를 했더니만 집주인이 3000만원은 받아야겠다고 해 결국 계약이 무산됐다"고 전했다. 그는 "청라에서 전용면적 59㎡ 소형 아파트는 갖고만 있으면 돈이 되는 물건"이라며 "희소성이 높아지면서 분양가보다 최고 1억원이나 뛰었다"고 말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던 인천 송도와 청라 주택시장에 봄바람이 제대로 불고 있다. 중소형을 중심으로 분양권에 수천만 원 프리미엄(P)이 형성되는가 하면 이미 입주한 아파트도 분양가 대비 최고 1억원이나 가격이 뛰었다. 금리 인하,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과 함께 이 지역들의 개발 호재가 가시화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송도는 그동안 부진을 털고 현재 분양권에 수천만 원 프리미엄이 붙었다. 지난해 11월 포스코건설이 공급했던 '송도 더샵 퍼스트파크'는 중소형을 중심으로 최고 4000만원가량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최근 입주한 아파트 역시 가격이 뛰었는데 지난해 9월 입주한 '더샵 그린워크1차'와 지난해 3월 입주한 '더샵 그린스퀘어'의 전용면적 84㎡는 분양가보다 최고 5000만원가량 가격이 뛰었다.
인근 O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현재 송도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이 70%를 넘고, 살기 좋다고 소문난 아파트는 80%에 육박하고 있다"며 "전세금 고공행진이 매매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KB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송도 아파트 가격은 1년 전보다 8.5%나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의 상승률 3.8%에 비하면 상당히 가파른 상승세다. 송도 아파트 전세금은 같은 기간 33.5%나 뛰었다. 청라가 속해 있는 인천 서구 경서동 역시 지난해 1분기보다 아파트 매매가는 6%, 전세금은 18% 올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송도와 청라가 과거 '미분양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벗고 활기를 되찾게 된 것은 정부의 부동산 경기 부양과 함께 이들 지역에 기업 이전이 가시화되고, 교통과 생활 인프라스트럭처 등이 갖춰지면서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청라도 한때 '유령도시'라고 불릴 만큼 도시기반시설이 부족했지만 청라IC 개통 등 교통, 교육, 생활편의시설이 속속 들어서 주택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택시장 훈풍은 '청약 대박'을 이어가고 있는 위례신도시와 동탄2신도시는 물론 하남 미사강변도시, 구리 갈매지구 등 서울과 가까운 신도시(택지지구)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불고 있다. 그동안 허허벌판이었던 용지에 새 아파트가 위용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아파트 분양권에 수천만 원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는 것이다.
위례는 평균 139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대박을 터뜨렸던 '위례 자이' 분양권에 1억~2억원씩 프리미엄이 붙으면서 거품 논란이 있었지만 입주 시점이 다가오면서 투자자에서 실수요자로 손바뀜이 활발하다. 미사강변도시에서도 공공아파트인 2단지, 민영아파트인 30단지(미사강변 푸르지오1차) 등에 웃돈이 6000만~1억원가량 붙었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이다. 동탄2신도시에서 입지가 가장 뛰어난 시범단지는 분양가구 절반 이상이 전매됐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불과 몇 년 전 주택 불황기에 찬밥 신세였던 경기 남양주 별내신도시와 구리 갈매지구에도 웃돈이 등장했다. '별내2차 아이파크'에 4000만~5000만원이 형성된 것을 비롯해 대부분 단지에서 분양권 거래가 활발하다.
[고재만 기자 /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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