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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수현 “외국 연예인들이 팔로잉, 신기해요”
입력 2015-05-04 17:07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헬렌 役

인지도 생각하지 않은 조스 웨던 감독, 정말 고맙고 감동”

내성적이지만 실전에 강해요”

이제 더 많이 보여줘야죠”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2013년 11월, 배우 수현(30)은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오디션을 봤다. 감은 좋았다. 오디션을 끝내고 나오며 매니저에게 왠지 나 합격한 것 같은데?”라는 말을 건넸다. 눈물이 흘렀다.
그의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마블 군단에 한국인 첫 탑승자가 됐다. 수현은 현재 700만 관객을 넘어 승승장구 중인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에서 천재과학자 헬렌 조 역을 맡아 전세계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지난달 ‘어벤져스 팀과 내한한 조스 웨던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어벤져스2가 한국에서 시작됐다. 한국에서 수현의 오디션을 진행하면서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했다. 시작한 곳에서 다시 수현과 함께 만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했었다. 조스 웨던 감독의 말을 듣고 수현은 가슴 뭉클한 표정이었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만난 수현은 조스 웨던 감독에게 무척이나 고마운 마음이다. 기자회견 당시를 떠올린 수현은 ‘어벤져스2 오디션 봤던 걸 감독님이 기억하고 말씀하시니깐 정말 감동이었다”고 좋아했다.

사실 ‘어벤져스2에 한국의 인지도 있는 배우가 필요하기도 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조스 웨던 감독님은 ‘나는 클라우디아(수현의 영어 이름)와 함께 갈 거야라며 저를 계속 추천했다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고마웠죠.”
사실 수현은 2006년 중화권 스타 성룡으로부터 ‘러시아워3 오디션을 보라는 연락을 받았다. 정식 연기자 데뷔를 하기 전, 프로필을 본 성룡이 연락을 해왔는데 오디션 생각도 없었고, 오디션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라 참여하지 않았다. 한 번의 기회를 놓쳤지만, 나도 큰 시장에 나갈 수 있구나!”라는 생각은 하게 했다.
기회는 다시 왔다. ‘분노의 질주7 오디션에는 떨어졌지만 ‘어벤져스2에는 붙었다. 많은 배우가 참여하는 오디션에 대한 중압감이 꽤 컸을 것 같다고 하자, 그렇지는 않았단다. 수현은 오디션을 즐기게 된 것 같다. 내 이름을 더 큰 무대에 알릴 수 있게 되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며 실제 성격은 수줍어하기도 하고 내성적인 면도 있지만, 실전에서는 강한 것 같다”고 웃었다.
수현이 해외 작품에 참여할 수 있었던 건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영어 덕이 크다. 5세 때 미국으로 가 6년을 살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영어를 놓지 않았다. 욕심을 부려 계속 공부했다.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던 그는 영어권 영화와 드라마, 노래로 실력을 쌓았다. ‘어벤져스2와 미국드라마 ‘마르코폴로로 전세계 관객과 시청자들을 만날 수 있는 이유다.
어벤져스 군단이 인류의 적 울트론과 맞서 싸우는 ‘어벤져스2에서 수현은 어벤져스 군단을 도와주는 천재 과학자로 나온다. 분량이 많진 않지만 역할은 중요하다. 그래도 편집된 장면은 사실 아쉽다.
제레미 레너가 맡은 호크 아이를 제가 치료했는데 ‘상당히 잘 치료한 것 같아!라며 찔러보기도 하고 들쳐보기도 하는 신이 있었는데 편집됐어요. 좀 더 편해보이고, 친한 것처럼 나올 수 있었는데 아쉽죠. 헬렌이 과학에 열광하는 모습만 더 드러났어요.”
‘마블의 신데렐라가 된 그는 다소 수동적인 별명을 얻게 됐다. 본인은 어떻게 생각할까.
배우는 작품 인연이 있어야 하는 것이고, 누군가 선택을 해줘야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수동적인 개념의 별명을 얻은 게 아쉽지 않아요. 당연히 지금까지 한 역할은 이미지적인 게 전부였어요. 이제는 배우로서 더 보여주고, 많은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맡은 역할이 전형적인 캐릭터가 아니라서 좋았다”는 수현은 할리우드에서 동양 배우로 활동하기에 장벽은 있지만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했다. 할리우드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김윤진처럼 말이다.
김윤진 선배는 미국 드라마에 출연하는데 어찌보면 ‘섹스앤더시티 같은 드라마처럼 외국여성들과 어울려 사는 모습으로 나오잖아요. 한국인이 크레딧의 주인공으로 이들과 어울린다는 게 멋진 것 같아요. 또 루시 리우나 매기 큐 같은 경우 아무도 동양인이라고 보지 않아요. 하지만 김윤진이라는 배우는 한국인으로서 연기를 해요. 그런 점이 매력적인 것 같아요.”
수현은 또 ‘어벤져스2 레드카펫 프리미어 행사 때 다른 나라 사람들이 저를 굉장히 반가워해주시는 걸 느꼈다. 기분이 좋다. 또 외국 연예인들이 나를 팔로잉하는 일도 생기니깐 정말 기분 좋고, 신기하기도 하다”며 아이처럼 즐거워했다.
jeigu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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