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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라이징 피플] ‘복’ 많은 정해인, 캐릭터 소화력까지 좋아 ‘금상첨화’
입력 2015-05-04 17:01 
사진=정일구 기자
아직 ‘빛을 보지 못했을 뿐, 충무로에는 수많은 영화감독과 신인 배우들이 존재한다. 독창적인 연출력과 자연스럽고 섬세한 연기력에도 그놈의 ‘대중성 때문에 알려지지 않아 그저 아쉬운 상황. 대중의 사랑과 관심이 절실한 이들을 소개함으로서 존재를 알리고 한국영화의 발전 가능성까지 널리 알리고자 한다. <편집자 주>


[MBN스타 여수정 기자] 인복이 많은 것 같다. (웃음) 운은 이미 충분하니 이를 잃지 않도록 스스로 연기에 대해 꾸준히 공부할 것이다”

대중이 배우 정해인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KBS2 드라마 ‘블러드 속 팔방미인 초 천재 주현우이다. 그러나 드라마 못지않게 영화 ‘장수상회와 ‘레디액션 청춘-훈련소 가는 길(이하 ‘레디액션 청춘)에도 출연해 관객을 만났다. ‘장수상회에선 어린 성칠 역을 맡아 극의 처음과 끝을 책임지며 풋풋함과 애틋함 사이를 오갔고, ‘레디액션 청춘에선 찌질 하면서도 귀여운 남친 만재 역을 맡았다.

아직 1년차 신인임에도 정해인은 ‘장수상회 ‘레디액션 청춘 드라마 ‘백년의 신부 ‘삼총사 ‘블러드에 출연했다. 꽤 다양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 셈인데 이는 앞으로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있어 중요한 경험이 되기도 하겠지만, 너무 다른 이미지 변신이 대중들로 하여금 동일인물인지 분간하기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물론 그 만큼 맡은 배역을 충실하게 소화했다는 증거지만 말이다.

이번에도 ‘블러드와 ‘장수상회로 대중을 만났지만 주현우와 어린 성칠이 모두 정해인이라는 걸 아는 이는 생각만큼 많지 않다. 충분히 캐릭터 그 자체를 소화했음에도 그의 노력을 몰라주는 것 같아 내심 아쉽다. 이에 정해인은 수줍게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모범답안을 내놓았다.

데뷔하고 1년 동안 드라마와 영화로 관객을 만나왔다. 모두 좋았지만 영화 현장을 경험하고 놀랐다. 한 장면을 위해 하루를 투자한다는 게 놀랍고 대단하다 생각했다. 아직 내가 드라마와 영화 현장을 비교하기에는 경험이 부족하지만 영화 촬영 때 좀 더 시간적 여유가 있더라.”

‘삼총사로 열연 중인 가운데 ‘장수상회 촬영을 병행했다. 영화 속 분량이 매우 적지만 임팩트가 강하고 시작과 끝을 장식하기에 많은 노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게다가 개봉 전부터 초호화 캐스팅과 유명 감독의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기에 부담감도 있었을 터.

정말 행복한 촬영 현장이었다. 한 장면이었지만 촬영은 내게 힐링과도 같았다. 촬영 당시 날씨도 좋았고 갈대밭의 풍경도 예뻤다. 공기도 좋았다. 정말 행복한 기운을 받았다. 상대 배우인 윤소희와의 호흡도 좋았다. 과거 교복을 입으니 그 시절로 돌아간 듯했고 그때의 감성을 받았던 것 같다. 촬영 당시 정말 어린 성칠에 몰입했다. 옷이 주는 힘도 느꼈다”

사진=정일구 기자
‘장수상회 덕분에 힐링했다고 강조한 정해인은 연출을 맡은 강제규 감독과 함께 호흡을 맞추진 못했지만 어른 성칠 역의 박근형 선생님에게 바통을 건네준 벅찬 소감을 알렸다.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당시 그가 느꼈을 영광스러움이 전해졌다.

사실 다른 선배님들보다 먼저 등장하고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부담감이 컸다. 피해를 주면 안 되니까. 난 완벽주의자인데 분량이 적어 연기적으로 날 평가하진 못하지만 화면만큼은 매우 만족한다. (웃음) 강제규 감독님은 한번 디렉팅을 해주실 때 정확하게 콕 집어서 말해주신다. ‘알겠지?가 아니라 매우 정확하게 이야기해줘 연기하기 편했다. 감독님의 디테일에 놀랐다.”

선배님들과 붙는 장면이 없어 아쉬운 부분이 있다. 그러나 감독님이 정말 많은 힘을 주셨다. 박근형 선생님의 아역으로 등장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컸지만 두 남녀의 풋풋하면서도 아름다운 섬세한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다. 버스를 기다리는 장면을 많이 촬영했는데 빨리 보고 싶어서 폴짝 뛰는 건 애드리브였다. 다행히 감독님이 좋게 생각해주셔서 다양한 방향에서 잡아주셨다. 연기할 때만큼은 성칠 역에 몰입한 것 같다.”

어린 성칠 그 자체를 사랑하고 노력했기에 어려울 수 있었던 극의 시작을 매끄럽게 열었다. 정해인의 수줍은 표정과 들뜬 행동 덕분에 관객도 어린 성칠에 몰입해 함께 설레고 ‘심쿵할 수 있었다.

젊은 분들이 ‘장수상회를 많이 봤으면 좋겠다. 누구나 나이가 들고 젊을 때의 로맨스가 있으니까 인생에 대해 알 수 있는 작품이다. 어르신을 왜 공경해야 되는지도 느낄 수 있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더라. 영화에 대한 입소문이 퍼졌으면 좋겠다. 나 역시 영화를 보는 내내 슬펐고 돌아가신 친할아버지와 친할머니가 생각났다. 우리 부모님도 ‘장수상회를 봤는데 힘들다고 하시더라.”

사진=정일구 기자
‘장수상회 덕분에 좋은 선배 배우들과 감독님을 만난 정해인. 이에 앞서 그는 ‘레디액션 청춘으론 친구를 얻었다고 말했다. 또래와의 촬영이라 동갑내기이자 선의의 경쟁자 주원을 알게 됐고, 지금까지도 연락을 하며 인연을 이어가고 있단다.

인복이 많은 것 같다. (웃음) 운은 충분하니 이 운을 잃지 않으려고 열심히 연기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매번 새로운 도전이다. 다양한 작품을 만나 연기하는 건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두렵고 어렵고 복잡한 숙제가 생기는 것인데 도전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할 것이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