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李기자의 리얼티 톡] 착한 분양가, 정말 착할까요
입력 2015-05-04 15:27 
지난 4월 초 ‘사실상 분양가 상한제의 마지막 수혜 단지’라고 홍보한 ‘롯데캐슬 골드파크 3차’ 견본주택에 몰린 인파. 이 단지는 3월 중 분양승인을 받아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됐다.

‘인근 전세가 수준의 새집 장만이라는 광고문구가 유독 많이 눈에 띄는 분양 성수기다. 주변시세보다 저렴하다는 ‘착한 분양가, 정말 적정수준의 분양가일까.
4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위례신도시에서 분양된 A아파트의 전용 101㎡(A타입) 기준층 공급금액은 6억8330만원으로 3.3㎡당 분양가가 1780만원에 책정됐다고 소개됐다. 이는 발코니 확장비용 등 유상 옵션 비용이 포함되지 않은 금액이다.
이 아파트의 발코니 확장비용은 1998만원으로 이 비용을 포함해 분양가를 산정하면 3.3㎡당 1832만원 선이 된다. 분양 광고만 본다면 3.3㎡당 분양가는 1700만원 대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3.3㎡당 1800만원을 훌쩍 넘는 수준인 셈이다.
최근 공급되는 아파트들은 대부분 발코니 확장비용을 별도로 책정한다. 추가 선택 항목이긴 하지만 건설사가 발코니 확장을 전제로 평면을 설계해 확장형을 선택하지 않으면 공간 활용도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발코니 확장은 사실상 필수로 여겨지고 있다.

여기에 천장형 시스템 에어컨이나 빌트인 냉장고 등의 유상옵션 품목까지 더해지면 기본 분양가 외에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때문에 청약 결정시 유상 옵션을 포함시켜 적정 분양가를 판단해야 한다.
또한 분양가의 적정성 유무를 따질 때 주변 아파트 가격과 비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분양가의 최저가격을 평균가격인 것처럼 광고하거나, 주변 시세의 가장 비싼 곳과 비교해 격차를 부각시키는 경향이 높기 때문에 좀 더 세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같은 분양 아파트라도 동이나 층에 따른 분양가 차이도 고려할 부분이다. 실제 지난 3월에 용인에서 분양한 ‘기흥역 지웰 푸르지오 전용 84㎡는 층별 가격구간을 7개로 나눈데다가 타입이나 동에 따라서도 분양가에 차등을 둔 덕분에, 분양가는 총 26개 구간으로 가격차는 최저 3억5450만원에서 최고 4억1800만원까지 차이가 6350만원에 달한다.
이런 가격차를 인지하지 못한다면, 저층 일부 단지만 저렴하게 책정한 분양가를 ‘평균분양가인 처럼 광고하는 분양 전략에 넘어가기 쉽다.
이와 함께 ‘분양가 상한제 폐지라는 문구도 조심해야 한다. 4월부터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가 사실상 폐지되면서 실제로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도 오르는 추세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는 막바지 아파트 물량에 분양가가 오를 것을 우려해 그 이전에 청약을 해두려는 수요도 몰렸다. 하지만 이런 조바심은 금물이라는 전문가의 지적도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입지적 선호도가 높고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를 갖춘 서울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의 경우 분양가가 상승할 여지가 많다”며 그러나 동탄2신도시·미사강변도시 등 공공택지와 경쟁해야 하는 경기권이나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진 지방의 경우 공공택지와 민간택지 물량 경쟁에 따른 견제 기능이 있어 분양가가 단기에 크게 오르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매경닷컴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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