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송신영‧유희관‧장진용, 타이밍으로 사는 ‘男子들’
입력 2015-05-04 14:36  | 수정 2015-05-04 15:08
느려도 타이밍으로 사는 투수들. (왼쪽부터)유희관, 장진용, 송신영.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있다. 야구도 그렇다. 확실한 결정구와 강속구가 없는 투수라면? 상대 타자를 절묘하게 잡아내는 타이밍이 생명이다.
느림을 미학으로 승화시킨 투수 송신영(38‧넥센 히어로즈) 유희관(29‧두산 베어스) 장진용(29‧LG 트윈스)이 바로 타이밍으로 사는 남자들이다.
불혹을 앞둔 송신영은 선발투수로 전환한 뒤 ‘미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3경기에 선발 등판해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3연승을 거뒀다. 19⅔이닝을 소화하면서 단 2실점밖에 하지 않았다. 평균자책점은 불과 0.92. 송신영 스스로 나 미친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눈부신 활약이다.
유희관은 원조 ‘느림의 미학이다. 올 시즌 5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1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 중이다. 퀄리티스타트만 세 차례. 안타를 맞고 홈런을 허용해도 두둑한 배짱과 탁월한 경기 운영으로 두산의 선발 한 축을 당당히 맡고 있다.
‘불운의 사나이 장진용도 느리지만 강하다. 올 시즌 5선발로 합류해 류제국과 우규민의 공백을 효과적으로 채우고 있다. 장진용은 5경기에 나서 1승1패 평균자책점 2.93을 기록했다. 선발 등판은 3경기. 5이닝 이상 소화를 한 경기는 2경기에 불과했지만, 투구 내용은 좋았다. 지난달 25일 마산 NC전에서는 생애 첫 선발승을 거두기도 했다.
송신영과 장진용은 최고 구속 140㎞ 초반, 유희관은 130㎞ 중반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절묘한 제구력과 맞혀 잡는 타이밍으로 타자들의 혼을 빼놓고 있다.
이들이 살아남는 법은 하나다. 타자를 윽박지르며 압도할 수 있는 결정구가 없기 때문에 3구 안에 승부를 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다른 투수들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상대 타자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통해 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완벽한 제구력은 기본이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송신영은 충분히 제구력과 완급 조절로 승부가 가능하다. 어차피 삼진왕은 1명이다. 굳이 삼진이 필요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송신영은 3구 안에 맞혀 잡는 이상적인 투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양상문 LG 감독도 염 감독과 같은 생각이다. 양 감독은 장진용과 송신영, 유희관 같은 투수들은 타자의 타이밍을 뺏어 상대하는 투수들”이라며 1~3구 안에 범타 유도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2S 이후에도 결정구가 없기 때문에 힘들어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min@maekyung.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