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S동서, GDR발행 돌연 취소…"일부 주주 반발 연내 재추진"
입력 2015-05-01 17:48 
중견 건설업체 IS동서가 대규모 해외자금 조달 계획을 돌연 철회했다. 유상증자에 따른 지분가치 희석을 우려한 일부 주주들의 반발에 따른 결정이다.
IS동서는 1일 "유상증자에 따른 주식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부득이 해외주식예탁증권(GDR) 발행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IS동서는 지난달 16일 이사회를 열고 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2억5000만달러(약 2700억원) 규모 GDR 발행을 결정했다.
이는 이사회 당일 회사 시가총액(2조325억원)의 13%에 해당하는 액수였다. 이달 6일까지 청약작업을 완료하고, 오는 15일 싱가포르증권거래소에 상장할 계획이었다.
이번 철회 결정은 GDR 발행에 대한 일부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다. 이들은 GDR 발행으로 주주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반대 입장을 회사 측에 전달했다. IS동서는 이번 GDR 발행을 위해 기존 발행주식의 14%에 해당하는 보통주 360만주를 새로 발행할 계획이었다. GDR를 발행하려면 근거가 될 주식이 필요한데, 보유 중인 자사주가 없기 때문에 신주 발행이 불가피했다.

지난해 730억원 규모로 발행된 전환사채(CB)의 전환권 행사가 시작된 것도 일부 주주들이 GDR 발행을 반대하고 나선 이유로 작용했다. IS동서는 지난해 4월 30일 400억원, 8월 28일 330억원어치 CB를 발행했다. 1차 발행분인 400억원 규모 CB 물량에 대한 전환권 청구가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신주발행까지 동시에 진행되면 주식가치가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주주들 사이에서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회사 측은 연내 GDR 발행을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IS동서 관계자는 "이번 철회 결정은 주주보호를 위해 잠시 보류한 것일 뿐 전면 취소는 아니다"며 "공장 증설 등 예정된 사업계획을 추진하기 위해서라도 다시 발행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회사의 첫 해외자금 조달 작업을 추진하면서 주요 주주들과 사전 조율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증시에서 IS동서는 이번 GDR 발행에 따른 설비투자에 대한 기대로 강세를 보였다. 관련 내용을 공시하기 전 7만5000원 수준이던 주가는 8만원을 넘어섰다.
한국거래소는 IS동서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할지를 놓고 검토에 착수했다. 거래소는 오는 13일까지 IS동서 측의 해명을 듣고, 상장공시위원회를 열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및 공시위반제재금 부과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1985년 현대건설에서 분사돼 설립된 IS동서는 지난해 매출 8016억원, 영업이익 803억원을 기록한 알짜 중견회사다. 주택건설 외에도 콘크리트 제조, 해운, 산업용기계 임대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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