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빚으로 사는 코스닥株 괜찮을까
입력 2015-05-01 17:32  | 수정 2015-05-01 19:50
최근 코스닥시장은 '신용융자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빚으로 주가를 밀어올리고 주가 상승이 다시 빚을 부르고 있다는 것을 빗댄 말이다.
지난달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시장 신용융자잔액은 3조9300억원으로 올 들어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이미 유가증권시장 신용융자잔액(3조5100억원)을 추월한 지 오래다. 코스닥지수는 상승세를 멈추고 연 3거래일째 하락하면서 689선까지 내려왔지만 개인투자자 '사자' 행렬이 멈추지 않고 있는 이유다. 지난달 30일에도 외국인과 기관 매도 속에 개인투자자는 홀로 890억원어치를 사들여 3거래일째 순매수를 보였다.
신용융자 급증과 더불어 코스닥지수는 연초 대비 28% 이상 상승했다. 신용융자란 증권사가 투자고객으로부터 일정한 증거금을 받고 주식거래 결제를 위해 매매대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빚이 늘어나는 것은 주가 상승을 확신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며 일반적으로 강세장에서 빚과 주가는 선순환 구도를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종목을 분석한 결과 연초 대비 신용융자 증감률이 높을수록 주가 상승률도 높았다.
대장주 셀트리온은 신용융자잔액이 지난달 29일 결제일 기준으로 1745억원에 달했다. 연초 대비 신용잔액 증감비율은 256.9%이며 주가는 같은 기간 120.6%나 올랐다. 신용융자잔액이 1045억원에 달하는 산성앨엔에스도 연초 대비 신용잔액 증감률이 321.4%에 달했다. 이 기간 주가상승률은 247.6%다. 연초에 비해 신용잔액이 161.7% 증가한 바이로메드도 주가가 120.1%나 올랐다.
반면 다음카카오는 연초 대비 신용잔액이 32% 증가하는 데 그쳤고 주가는 12.7% 하락했다. GS홈쇼핑도 연초 대비 신용잔액 증가율이 90%였고 주가도 7.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연초 대비 신용잔액 증가율이 46%인 파라다이스는 주가가 연초 대비 5.7%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신용융자잔액 증가와 외국인·기관 매수세가 동시에 진행된 1월과 2월에는 코스닥지수 상승이 가팔랐다. 그러나 4월 들어 기관과 외국인이 순매도로 전환하면서 신용융자잔액 증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신용융자에 대한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고객예탁금이 올 들어 5조3000억원이나 증가하는 등 일단 대기자금이 풍부해 중장기적으로 강한 지지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병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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