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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블루칩인터뷰] ‘연습생’ 김민재, ‘칠전팔기’로 진짜 배우가 되다
입력 2015-05-01 16:13 
드라마를 보다 보면 얼굴은 낯선데 자꾸만 시선을 끄는 이들이 있다. 누군지 궁금하게 만드는 배우계의 ‘떡잎들을 소개하는 코너. 드라마 3 작품 이하 혹은 공백기가 3년 이상인 신인 배우들과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나눠본다. ‘당신, 왜 이제야 나타났죠? <편집자 주>


[MBN스타 유지혜 기자]

안녕하세요, 김민재입니다. Mnet 드라마 ‘칠전팔기 구해라에서 사기준 역을 맡아 여러분께 인사드리게 됐어요. 저를 뭐라고 소개해야 할까요. ‘연습생?(웃음) 사실 아직 데뷔를 하지 않은, 가수를 준비하는 4년차 연습생이랍니다. 이번 ‘칠전팔기 구해라를 정말 꼭 해보고 싶었는데 다행히 이렇게 합류해서 잘 끝마치고 이렇게 인터뷰도 할 수 있게 돼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드디어 ‘김민재를 조금이나마 보여드린 것 같아서 얼마나 신기하고 뿌듯한지 모르겠어요.



◇ ‘칠전팔기 구해라의 출연, 모든 게 신기했죠

‘칠전팔기 구해라가 끝난다고 했을 때 ‘속 시원하다는 느낌이 아니라 한없이 아쉽기만 했어요. 이제는 사기준이라는 역할도 못하고, 다른 배우 분들과 촬영팀도 못 보고, 어쨌든 이제는 ‘칠전팔기 구해라라는 드라마는 다시 오지 않잖아요. 시즌2라면 모를까.(웃음) 그래서 아쉽다는 생각이 너무나 컸어요. 게다가 애정이 많은 드라마였고, 정말 준비를 많이 했던 드라마여서 더욱 끝나는 게 아쉬웠죠. ‘김민재라는 사람을 보여주는 첫 드라마였거든요. 연습생이라는 역할도 있었고, 누구보다 잘 소화하고 싶기도 했고. 뮤직드라마 춤도 하고 노래도 해서 연기자로서뿐 아니라 가수로서 보여줄 수 있는 것들도 많아 신선했어요. 한 마디로 정말 많은 걸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었어요.

극중 사기준이라는 친구는 8년차 연습생이에요. 물론 저는 그 정도는 아니고, 이제 4년차에요. 하지만 제가 연습생으로서 느꼈던 감정들과 생각들이 사기준이라는 캐릭터에도 잘 들어있더라고요. 사기준은 연습생활이 길어질수록 쌓여가는 불안과 트라우마들이 있는데, 저라고 그런 게 없을 리 있을까요. 연습기간을 거치면서 불안이 쌓여갈 수밖에 없죠. 연습생이라는 신분 자체가 ‘연습을 하기 위해 있는 거니까, 연습만 계속 하는 것에서 오는 답답함도 있었죠. 그 연습생이라는 신분에서 오는 동질감이 있었어요.

사진제공=CJ E&M


물론 사기준의 행동 자체들은 이해할 수 없어요. 거의 범죄 수준이었으니까.(웃음) 하지만 그 행동을 하게 된 마음, 그 심정은 조금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제가 사기준을 해석했을 때에는 데뷔를 위해 8년 동안 맹목적으로 ‘연습만 했는데 갑자기 강세종(곽시양 분)이라는 친구가 솔로 데뷔를 한다고 하지 않나, 내가 좋아하는 스칼렛(서민지 분)이 강세종을 좋아하지 않나. 엄마는 집착하고 아버지는 바람피우시고.(웃음) 상황들이 너무나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사기준은 그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굉장히 열심히 노력하던 친구였어요. 그래서 데뷔를 했고, 톱스타 반열에 올랐죠. 자신이 톱스타가 돼서도 강세종을 질투하는 것이나 그의 악행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그런 행동 뒤의 감정들은 이해가 될 것 같았어요. 그런 이해가 연기에 도움이 된 것 같고요.

중반서부터 제 비중이 좀 늘어났어요. 제가 그런 악행을 꾸미는 주동자라서요. 사건의 열쇠가 된다는 점에서 부담스럽지 않았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는데 사실 저는 매 대본을 받을 때 마다 분량이 적든 많든, 사기준이 가지고 있는 그 포인트가 굉장히 재밌었어요. 조연이라서 더 재밌었던 것도 있었죠. 중간 중간 사기준이 사건을 터뜨려주잖아요. 자꾸 사건을 가지고 오니까.(웃음) 그런 게 정말 재밌었어요.

그리고 부담감보다는 신기함과 즐거움이 훨씬 컸어요. 제가 연기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한데, 제가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이나 평소에 하지 못하는 걸 현장에서는 할 수 있잖아요. 이번 역할이 유난히 그런 것들이 많아서 더 재밌었던 것 같아요.(웃음) 사기준의 행동을 여러 각도로 고민해보는 것도 재밌었죠. 늘 제가 보기만 했던 드라마 속에 제가 들어가 직접 연기를 하니 얼마나 신기하겠어요. 물론 제 연기를 보는 건 굉장히 웃기죠. ‘아니, 이게 나인가? 이런 생각이 먼저 들고.(웃음) 모니터링 하는 것 자체도 재밌을 만큼 모든 현장이 재밌고 신기했어요.


◇ 연습생 김민재가 배우 김민재가 되는 순간

‘칠전팔기 구해라에 합류한 건, 그냥 제가 제 이름으로 드라마에 출연한다는 자체가, 제 손에 대본책이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믿기 어려울 만큼 좋았어요. 맡은 역할이 제가 가졌던 경험과 감정들을 증폭시켜서 내보이면 되는 연습생 역할이어서 드라마 촬영이 어려웠지만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 같고요.

사진=칠전팔기구해라 방송 캡처


전에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3나 ‘오늘도 청춘과 같은 곳에서는 짧게나마 얼굴을 비춘 적이 있었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현장에서 함께 한 건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어려운 게 많지 않았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제가 힘든 건 딱 하나였어요. 준비해간 것을 충분히 못 했다는 것. 제가 원하는 것들이 제대로 안 나오거나 제가 부족한 점들이 계속 느껴질 때 그게 힘들더라고요. 연기를 이렇게 제대로 해본 것은 처음인데, 그렇기 때문에 더욱 제가 생각했던 대로 안 나온 적이 많았어요. 물론 촬영을 하면서 다른 분들과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재밌는 일도 많았지만 결정적으로 제 자신의 부족함이 저를 제일 힘들게 했던 것 같아요.

‘칠전팔기 구해라의 오디션이 굉장히 대대적으로 열렸었다고 들었어요. 물론 저도 긴 오디션 과정을 거쳤는데 마지막 오디션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하루 만에 모든 걸 준비해 와야 하는 거였어요. 노래 하나, 춤 하나. 정말 빠듯했지만 너무나 드라마에 합류를 하고 싶어서 모든 집중력을 발휘해 익혔던 게 기억나요. 오디션만 한 3~4번을 했던 것 같은데, 감독님께서 매 오디션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냐 ‘어떤 역할이 하고 싶냐 이런 의미심장한 말씀을 하셔서 그 때마다 정말 많은 생각을 했었죠.(웃음) 무엇보다 원래의 제 스타일, 제 형식을 깨야 할 수 있는 연기들을 자꾸 주문하셨어요. 저의 많은 모습들을 끌어내려고 하셨던 것 같아요.

저는 어쨌든 지금 ‘연습생이잖아요. 그래서 저를 왜 캐스팅하셨을까 고민한 적이 있었어요. 나름대로는 이 드라마에 정말 참여하고 싶다는 그 열망을 보신 것 아닐까 해요. 그게 제 솔직한 감정이었거든요, ‘너무나 하고 싶다는 것이. 그래서 제가 봤을 때에는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신 것 같아요. 김용범 감독님께서 마지막 날 제게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사실 너에게 모험을 걸었다고. 그 말씀은 안준영 감독님께서도 비슷하게 하신 적이 있죠. 그 두 분께 정말 감사할 뿐이에요. 그 모험이 성공했냐고요?(웃음) 제게는 너무나 아쉽죠. 연기를 제가 원하는 만큼 보여드리지 못했고, 사기준이라는 캐릭터를 많은 방향으로 풀었는데 그걸 제대로 보여주지 못해 아쉬울 뿐이고요. 제게는 ‘아쉬운 성공인 것 같아요.(웃음)

사진제공=CJ E&M


‘칠전팔기 구해라는 정말 꼭 하고 싶었어요. 드라마라는 걸 하고 싶었고 무엇보다 이 드라마는 ‘뮤직드라마였거든요. 정말 욕심이 났고 하고 싶었다는 열망이 들었어요. 그렇게 시작했던 드라마에서 다행히 저를 좋게 봐주신 분들이 계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식상한 대답일 수는 있겠지만 저는 ‘그저 감사할 뿐이죠. 4년간의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누군가에게 저의 어떤 것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고, 저를 보였을 때 어떤 반응이 돌아올까 하는 부담감도 있었어요. 이번이 정말 김민재를 처음으로 보여드린 거였는데요. 그런 와중에 칭찬을 듣기도 하니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아직 제게 칭찬을 해주시면 저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그야말로 ‘어쩔 줄 모르겠어요.(웃음) 그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만 들 뿐이죠. 실제로 이 드라마가 끝나고 다른 작품들의 오디션을 볼 기회가 많아졌어요. 정말 제게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요.


◇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장면? 1위 수상소감 할 때

‘칠전팔기 구해라를 소화하기까지는 물론 제 노력도 있지만 제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정말 많이 도와줬어요. 제 담당자 분들도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저와 함께 연습하는 친구들도 대사 연습도 도와주면서 힘이 많이 돼 줬고요. 다른 친구들과 연습을 할 때에는 사기준과 대화를 하는 상대편 캐릭터를 맡기도 했는데 이런 시간을 가지면서 사기준 이외의 캐릭터들을 해석하는 기회를 가지기도 했어요. 이번 드라마의 사기준은 저 혼자 해낸 게 결코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기준이 속한 그룹인 임팩트의 멤버들이 지금 함께 연습하는 연습생 친구들이에요. 그 때 임팩트가 1위를 하고 수상소감을 말하는 장면을 촬영하는데 얼마나 기분이 묘했는지 몰라요. 다 같이 집에 가는 차 안에서 ‘우리 꼭 하자. 우리 진짜 꼭 하자라고 서로 말했어요. 정말 뭉클하더라고요. 진짜 나중에 꼭 1위 해야지, 만약 정말 1위가 돼 이 무대에 오르면 기분이 어떨까, 이런 생각도 했어요. 기분이 남달랐어요.

제가 지금까지 했던 역할들이 가수, 연습생, 아이돌 이런 비슷한 역할이었어요. 게다가 자꾸만 악역이 들어오더라고요.(웃음) ‘왜지?라는 생각도 많이 하는데 아직 그 궁금증은 풀리지 않았어요. 다른 역할도 물론 많이 해보고 싶죠. 아역도 해보고 싶고, 개인적으로 사극을 정말 해보고 싶어요. 세자 역할 같은 것. 사극의 말투도 재밌는 것 같아요.

항상 오디션에서 자유연기 해보라고 하면 저는 ‘해를 품은 달에서 여진구 씨가 했던 장면을 할 만큼 사극을 좋아해요. 사극에는 연기를 잘 하시는 분들이 많이 나오시는 것도 있어서 정말 많이 배울 것 같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쉽게 할 수 있는 경험이 아니잖아요. 어머, 여진구 씨와 제가 이미지가 비슷하다고요?(웃음) 여진구 씨가 정말 연기도 잘하시고 잘생겨서 차마 제 입으로 닮았다고 말은 못하고 다녔는데.(웃음)

사진제공=CJ E&M


물론 비슷한 역할들을 하는 것에서 오는 부담감도 있었죠. ‘오늘도 청춘에서 케이라는 역할을 맡았는데, 그 케이라는 친구는 제멋대로에 성격도 안 좋아 제어가 안 되는 캐릭터였어요. 그런데 사기준을 해석할 때 자꾸 케이가 튀어나와 애를 먹었죠. 제게는 ‘케이를 안 나오게 하는 것이 걱정거리였어요. 사기준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케이를 배제하려는 노력이 필요했어요. ‘오늘도 청춘을 보신 분들이 ‘칠전팔기 구해라의 사기준을 보고 ‘얘는 왜 다 똑같아라고 말할까봐 더 주의를 기울였죠. 어쨌든 두 캐릭터는 사연도, 감정도 다른 캐릭터인데 똑같이 보이면 제가 연기를 못 한 거니까. 그래서 더 신경을 많이 썼어요.


◇ ‘독종이라고 불러주신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욕심이 정말 많아요.(웃음) 하나를 포기를 못하는 성격이에요. 무조건 다 해야 하고 기회가 왔을 때 정말 하고 싶으니까 잠을 줄이고 노력을 하는 스타일이죠. ‘독종이라고 불러주시면 감사할 따름이에요. 제가 잘 해야 사람들이 인정하고 봐주지 않을까요. 그렇게 되려면 제가 노력하는 수밖에 없어요.

물론 데뷔도 하기 전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에 안 좋은 시선을 보내는 분들도 있을 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그런 시선에 신경을 쓰지는 않아요. 저는 ‘연예 활동을 정말 좋아해요. 가수, 연기자, 방송 활동, 라디오 DJ 등이 하는 활동들이 정말 재밌을 것 같고 하고 싶고요. 무엇보다 연기든 노래든 다 ‘잘 하면 편견이나 부정적인 시선들이 다 사라질 것이라 믿고 있어요.

연기자로서는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가수로서는 좋은 노래를 들려드리면 된다고 생각하죠. 그렇게 한다면 사람들도 좋게 봐주시고 ‘실력으로 인정해주시지 않을까요? 무언가를 할 때 어설프지 않고, ‘잘 해내는 것이 목적이고 그렇기 때문에 부정적인 시선들에는 신경 쓰지 않아요. 제가 잘한다는 게 아니라 잘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기 때문이죠. 진짜 열심히 해왔어요. 그 열심히 한 것들을 보여드리고 싶고, 아직 못 보여드린 것들이 훨씬 많고요. 물론 그만큼 앞으로 더 많은 노력들을 할 것은 분명하고요.

지금은 차근차근 계단을 밟고 있는 것 같아서 좋아요. 카메오에서 단역으로, 단역에서 조연으로 올라서는 게 제게는 좋았어요. 처음부터 조연을 했으면 연기 못한다는 소리를 들었을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이렇게 계단을 밟고 있는 게 좋아요. 정말 앞으로도 노력 많이 할 거에요. 이 계단을 밟다보면 언젠가는 데뷔도 하고, 제가 찍은 장면인 1위 수상 소감을 말할 날도 올 수도 있잖아요. 앞으로도 조금씩 발전하는 김민재, 여러분들에 많이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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