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회계법인, 당국 제재 정면 반박 소송 나섰다
입력 2015-05-01 15:52  | 수정 2015-05-06 16:28

국내 2위권 회계법인인 딜로이트안진이 회계감사 감리 결과를 바탕으로 제재를 가한 금융당국을 상대로 법적분쟁에 돌입했다.
1일 회계법인 업계에 따르면 딜로이트안진은 대한전선 부실감사를 이유로 증권선물위원회가 부과한 벌점 추가 등 제재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는 내부방침을 정하고 지난달 중순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딜로이트안진이 금융당국의 감리 결과에 불복해 이 문제를 법정으로 가져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딜로이트안진은 벌점 부과에 대해 효력정지처분도 신청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임에 따라 딜로이트안진은 금융감독원이 올해부터 재무구조가 좋지 않은 상장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대대적인 외부감사인 지정에서 일단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됐다. 금융감독원 벌점이 누적된 회계법인은 금감원에게 지정감사 대상기업을 배정받을 때 예정보다 적은 수의 기업들을 할당받게 된다.
딜로이트안진 관계자는 "증선위는 누가 봐도 진위를 가릴 수 있는 '감사 프로세스' 준수 여부를 따진 것이 아니라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회계처리 방식을 문제 삼은 것"이라며 "징계에서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긴 했지만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법정으로 이 문제를 가져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른 딜로이트안진 관계자는 우리측에 일부 과실이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증선위는 ‘중과실이라고 봤다”며 일반 과실과 중과실은 벌점 차이가 크고 이에 따라 확보할 수 있는 지정감사 대상기업 수도 달라지기 때문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회계법인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일방적으로 징계 수위를 결정하는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 딜로이트안진이 과감하게 소송이라는 ‘강수를 둔 것에 대해 놀라는 눈치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대한전선은 자본잠식 자회사에 대한 대여금 손실을 인식하지 않아 문제가 된 사안인데 딜로이트안진이 소송 후 금감원으로부터 가해질 수 있는 ‘보복을 감수할 정도로 억울한 상황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딜로이트안진에게 중과실이 있다고 본 증선위의 판단이 대한전선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우려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개인투자자 121명은 지난달 13일 대한전선 경영진 등 9명의 피고에게 57억 원을 배상하라며 서울중앙지법에 소를 제기한 바 있다. 피고에는 강희전 전 대표이사, 손관호 전 회장, 설윤석 전 사장과 함께 딜로이트안진이 포함돼 있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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