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애플, 아일랜드 탈세 뒷거래 혐의로 25억弗 벌금 위기
입력 2015-04-30 15:39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이 아일랜드에서 탈세 뒷거래를 한 혐의로 막대한 벌금을 내야 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애플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분기 보고서에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아일랜드에서의 세금 포탈 혐의를 조사한데 대해 ‘중대한(material)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SEC 규정에 따르면 ‘중대한 이벤트(material event)는 최근 3년간 평균 세전 순이익의 5%에 해당하는 손실을 의미한다. 애플은 구체적인 액수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FT는 지금까지 애플 실적을 토대로 25억달러(약 2조6715억원)가 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가에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C는 이미 지난해 9월 아일랜드 세무당국이 세금공제 명목으로 애플 법인세 납부액을 낮춰 줬다는 내용의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세법에 따르면 법인등기를 한 곳이 ‘세법상 거주지(tax residency)가 된다. 하지만 아일랜드 세법에서는 세법상 거주지 없이도 법인 등기를 할 수 있다.

애플은 이 같은 양측의 세법을 이용해 미국에 법인등기를 하지 않고 아일랜드에 법인 등기를 했다. 아일랜드는 애플에 법인세를 경감해주는 대신 애플의 유럽 본사나 데이터센터를 유치해 자국민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를 노렸다.
지난 2013년 5월 미국 상원에서 애플이 아일랜드 정부와 뒷거래를 통해 불법 세제 지원을 받았다는 혐의가 나오면서 EC는 조사를 시작했다. 당시 미국 상원에서는 애플이 해외 수익 수백억 달러를 아일랜드 등 세법상 거주지를 특정하지 않은 해외 자회사로 이전해 막대한 규모의 세금 납부 의무를 피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EC의 최종 조사 결과는 6월 말 전에 나올 전망이다. 애플과 아일랜드 정부 모두 잘못된 일을 하지 않았다고 반발하고 있다. FT는 마르그레테 베스타거 EC 위원에게는 일종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에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다국적기업의 세제 문제에 대한 EC의 정책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EC는 애플 외에 스타벅스와 피아트, 아마존 등을 역시 불법 세제혜택을 받은 혐의로 조사 중이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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