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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중근, 마지막 ‘3구 삼진’을 기억하라
입력 2015-04-30 07:34 
LG 트윈스 마무리 투수 봉중근의 혼신을 다한 역투.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 마무리 투수 봉중근(35)의 구위 회복이 가능할까. 기억의 습관부터 바꿔야 한다.
봉중근은 지난 2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2-6으로 지고 있던 8회말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실점으로 깔끔한 피칭을 했다. 봉중근이 마무리가 아닌 지는 경기에 나서 컨디션을 점검한 것. 자존심은 좀 상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구위 회복을 위한 의미 있는 등판이었다.
봉중근은 이날 경기 전까지 2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21.21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삼성전 무실점 호투로 평균자책점은 17.47로 낮췄으나 ‘봉중근답지 못한 충격적인 기록이다.
봉중근은 시즌 초반 구위 회복을 하지 못하고 흔들리고 있다. 부진이 반복되면서 정신적으로도 무너졌다. 마무리로서는 치명적인 상처를 받은 것.
최근에는 마무리 상황에 이동현이 나섰고, 봉중근은 구위를 되찾기 위해 여유가 있는 상황에 마운드에 올랐다. 봉중근을 여전히 믿고 있는 양상문 LG 감독의 배려였지만, 아직은 기복 있는 경기력으로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현재 봉중근에게 필요한 것은 절대적 안정이다. 구위는 올라오고 있는데, 심리적으로 흔들리면서 정면승부를 하지 못했다. 마무리가 상대 타자를 피하면 이길 수 없는 게임이다.

그러나 봉중근은 삼성전에서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8회말 등판에 앞서 충분히 몸을 풀었다. 첫 타자 구자욱을 상대로 142㎞ 빠른 공을 던졌으나 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더 이상 흔들림은 없었다.
봉중근은 후속 세 타자를 깔끔하게 정리했다. 이지영을 3루수 앞 땅볼로 유도해 2루에서 선행주자를 잡아냈다. 아쉽게 병살은 실패. 이어 박해민을 좌익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한 뒤 타격감이 좋았던 김상수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봉중근이 기억해야 할 것은 김상수를 상대로 던진 공 세 개다. 봉중근은 공격적인 피칭으로 김상수와 맞섰다. 3구 삼진. 마지막 3구째는 143㎞ 바깥쪽 속구였다.
양상문 감독은 이날 패배에도 봉중근의 구위 회복에 만족했다. 양 감독은 봉중근을 2군이 아닌 1군에서 계속 마운드에 올리며 구위를 끌어올리게 할 복안이다. 양 감독이 예상한 예전의 봉중근 복귀 시간은 1~2주.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봉중근의 좋은 기억이 되살아나면 그 시기는 더 빨라질 수 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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