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피 조정 돌입 ?…경기방어주 관심을
입력 2015-04-29 17:24  | 수정 2015-04-29 19:56
코스피가 장중 한때 2130선을 내주는 등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며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한때 2170선을 돌파하며 2200선 돌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던 코스피가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하며 상승탄력을 잃고 조정받는 모습이다.
29일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0.23% 떨어진 2142.63에 거래를 마쳤다. 연일 지속되는 원화 강세 흐름이 대형 수출주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탓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40원 내린 1068.60원을 기록해 지난해 10월 하순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1070선 아래로 떨어졌다. 전일 원·엔 환율도 898.56원까지 떨어지며 7년2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미끄러졌다. 원·엔 환율 역시 6개월 만에 10% 이상 급락했다.
증시의 상승탄력이 둔화되고 환율 이슈가 대두되면서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까지 증시 상승에서 소외됐던 경기방어주에 주목하고 있다. 경기방어주란 경기 상황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는 종목을 말한다. 통신·금융·유틸리티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 하락장 속에서도 대표적 경기방어주인 통신주와 금융주는 이날 상승 마감했다. SK텔레콤이 전거래일 대비 0.17% 오른 28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KT 역시 1.15% 올랐다. 또 시중금리 바닥 통과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강세장에서 소외됐던 KB금융 신한지주 등 은행주도 최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KB금융과 신한지주는 이날 3% 이상씩 상승했다.

대표적 경기방어주인 유틸리티주의 경우 연초 이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상승장에서 철저히 외면받아왔다. 낮은 물가에 대한 우려와 공기업 정상화 필요성 증가로 요금 조정이 예상됐기 때문. 그러나 최근 에너지 관련 공공요금 인하에 대한 부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고 실적 전망도 개선되면서 주가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범수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 효과가 액화천연가스(LNG) 도입 단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며 "특히 LNG 단가 하락으로 연료비가 감소하는 한국전력과 지역난방공사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코스피는 4거래일 연속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증시 조정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최근 증시 상승세가 경기 호황이 아닌 기준금리 인하를 통한 주식 투자 매력 부각에 따른 상승세였던 만큼 코스피가 적정 수준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보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경기 호황 국면이 아닌 상승장에서는 주가수익비율(PER) 밸류에이션 지표가 유용한데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를 적용한 PER는 현재 11.2배"라며 "저금리로 연초 8% 이상 벌어졌던 일드갭이 최근 7.2%포인트까지 줄어들어 유동성 매력이 떨어진 데다 코스피가 2010년 이후 PER가 11배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점에 미뤄 PER 11배는 적정 가치 영역"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최근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 순매수세가 잦아들고 있다는 점도 조정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원화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1070원대까지 내려와 환차익을 보기 어려워진 외국인이 코스피에 대한 매수세를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원·엔 환율 하락 등으로 수출기업 중심의 한국 증시 상승 여력에 의구심이 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실제 원화 강세가 이어지며 지난 7일부터 27일까지 15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던 외국인은 이틀 연속 순매도에 나서며 코스피를 끌어내렸다. 다만 외국인이 코스피 선물을 3거래일 동안 7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조정이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장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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