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거액자산가의 저금리 대안 `글로벌 자산배분`
입력 2015-04-29 17:15  | 수정 2015-04-29 21:59
1%대 저금리 시대를 맞아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들과 거액 자산가들이 글로벌 자산 배분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주식·채권 등 전통적 금융자산뿐만 아니라 부동산·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에 전술적으로 분산투자해 연 4% 안팎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GTAA(Global Tactical Asset Allocation ; 글로벌 전술적 자산 배분)'가 부상하고 있다. 채권은 이자율 하락으로 매력이 떨어지고 주식은 기대수익률은 높으나 변동성이 워낙 커서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충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28일 'UBS글로벌자산운용', BNY멜론은행 계열 운용사인 '인사이트(Insight)',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둔 인덱스펀드 전문운용사인 'SSGA(State Street Global Advisor)' 등 3곳을 총 3억달러(약 3300억원) 규모의 GTAA 펀드 위탁 운용사로 선정해 통보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해 9월 GTAA 위탁 운용사 선정 공고를 낸 이후 7개월간의 심사숙고 끝에 최종 결론을 내렸다. 위탁 운용사 관리는 한국투자증권이 담당하며, 운용사별로 1억달러씩 나눠 GTAA 펀드 운용을 맡게 된다.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 가운데 GTAA 펀드 투자는 2010년 10월 한국투자공사(KIC)가 블랙록자산운용 JP모간자산운용 웰링턴자산운용 모건스탠리운용 UBS운용 등 5곳을 선정한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KIC는 총 15억달러가량(약 1조6000억원)을 GTAA 펀드로 굴리고 있으며 주식과 채권으로만 분산하는 것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을 비롯해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 등 주요 연기금도 GTAA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다.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공제회 등은 해외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전술적인 자산 배분을 시도하고 있다. 최영권 공무원연금 자금운용단장(CIO)은 "자체적인 중장기 자산 배분에 더해 해외 ETF를 활용해 전술적인 자산 배분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GTAA는 일반적인 전략적 자산 배분(SAA) 펀드가 주로 주식이나 채권, 지역별로 분산투자를 실시하는 것과 달리 원자재·부동산·헤지펀드 등 대체자산에도 적극적으로 자산을 배분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 일반적인 자산배분 전략이 통상 1년 이상 3년 주기로 바뀌는 반면, GTAA는 3~6개월 주기로 자산 간 포트폴리오 배분을 비교적 자주 변경하는 것이 특징이다.
GTAA 전략은 주요 기관뿐만 아니라 최근 주요 금융사들을 통해 거액 자산가나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금융상품으로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돈 냄새에 민감한 자산가들은 이미 기관이 시작한 GTAA 투자를 신탁이나 랩어카운트 상품 등으로 따라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최대 생명보험사인 삼성생명은 이달 초 국내외 주식과 채권을 비롯해 헤지펀드·원자재·부동산 등 총 13개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삼성생명 자산배분 특정금전신탁'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삼성생명의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거액 자산가 전담 조직인 '삼성패밀리오피스(Family Office)'를 통해 최소 가입 한도 5억원 이상으로 판매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2013년 4월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 주가지수와 미국 10년물 국채, 금·원유 등에 분산투자하는 GTAA지수를 개발해 이를 추종하는 펀드와 파생결합상품을 최근 2년 동안 4200억원이나 판매했다. 특히 올해 3000억원 가까이 팔리면서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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