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교육이 계층이동 사다리? 계층 대물림 통로됐다
입력 2015-04-29 15:03 

한국 사회에서 ‘세대간 계층 대물림 현상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교육이 계층 이동의 사다리의 역할보다는 계층 대물림의 통로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희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9일 ‘사회 이동성 복원을 위한 교육정책의 방향 보고서에서 세대간 계층 이동성이 상승하는 시대가 지나고 하락세로 반전됐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20~69세 성인 남성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이같은 분석을 내놨다. 학력의 대물림 정도를 뜻하는 ‘학력 상관계수는 할아버지와 아버지간에는 0.656에 달했지만, 아버지와 본인간에는 0.165로 급락했다. 아버지 세대에서 본인의 세대로 넘어올수록 학력 대물림의 정도가 약화됐다는 의미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다음 세대로 대물림된다는 의미의 ‘사회경제적 지위 상관계수는 할아버지·아버지 간에는 0.599에서 아버지·본인 간에는 4.99로 낮아졌다.

‘개천에서 용이 난다는 말이 현실이 되는 사례가 많았다는 의미지만, 본인의 아들 세대에서는 이같은 경향은 크게 약화됐다. 학력 상관계수는 0.398로 상승하고, 사회경제적 지위 상관계수 또한 0.6으로 높게 평가됐다. 본인의 조부로부터 아들까지 4대에 걸친 ‘세대 간 계층 대물림이 본인 세대까지는 하락다가 다음 세대에 도로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계층의 상향 이동 가능성에 대한 비관론과 노력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는 것은 현 사회에서 교육이 과거와 같은 ‘위대한 균형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짙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현상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서울대의 지역균형선발 전형 같은 ‘적극적 시정조치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게 김 연구위원의 제안이다.
서울대는 읍면지역에서 교장 추천을 받은 학생을 대상으로 수능점수가 다소 낮아도 발전 가능성을 보고 선발하는 지역균형선발제도를 2005년 도입했다. 2005년 입학한 학생의 1학년 1학기 학점은 특목고 출신보다 낮았지만 4학기를 지내고 난 이후에는 특목고 출신보다 학점이 높아졌다.
김 연구위원은 기회균등선발제도를 국립대가 주도하고 사립대에는 인센티브를 부여할 수 있다”며 ‘교실붕괴라는 말까지 나오게 한 공교육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교직개방과 교육과정 다양화, 교수법 등에 대한 개혁과 혁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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