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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슬로 모션’②] 여러 대의 카메라 or 제작진+배우의 노력
입력 2015-04-29 14:08 
사진=포스터
[MBN스타 여수정 기자] 영화 ‘매트릭스를 비롯해 ‘써니 ‘인셉션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스물 ‘어벤져스2 등에 슬로 모션 기법이 사용돼 보는 재미를 더했다. 충분히 유쾌하고 여운을 남기지만, 해당 기법이 표현된 장면은 매우 짧게 등장해 아쉬움도 안긴다. 이는 관객들은 물론 해당 장면을 촬영하고 연기한 제작진, 배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적은 비중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노력이 들어가는 슬로 모션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현재까지도 패러디로 계속되고 있는 ‘매트릭스. 여유 있게 총알을 피하기 위해 모두가 노력했다. 와이어를 몸에 단 키아누 리스브 주위에 수십 대의 카메라를 설치한다. 그 후 이 카메라가 대량으로 사진을 찍고 이를 CG로 편집해 완성한 것이다. 여러 개의 카메라를 동시에 사용해 한 대의 카메라가 빠른 속도로 회전하면서 찍은 것 같은 효과를 내는 ‘플로 모션 기법이 사용됐다.

‘스물의 소소반점 육탄전은 느린 듯 하면서도 섬세하게 등장 인물간의 심리와 액션을 엿볼 수 있어 관객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장면이었다. 주로 카메라를 통해 해당 기법을 촬영하지만, ‘스물은 115분의 러닝타임 중 단 4분을 위해 배우와 제작진이 5일 밤낮으로 촬영에 매진했다. 카메라 촬영을 통해 해당 기법을 얻은 게 아니라 배우와 제작진의 노력으로 결실을 맺은 것이다. 그래서 더 사실적이었는지도 모른다.

소소반점 육탄전의 별미는 망가짐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김우빈이다. 깡패와 몸싸움 중 고춧가루를 뿌리다 자신의 눈에도 들어가자 오만상을 찌푸리며 못생김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해당 장면이 짧게 지나갔다면 시원시원하게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 김우빈을 못 봤을 것이며, 배우의 연기만큼 촬영 기법도 재미여부에 효과를 미친다는 걸 몰랐을 것이다.

사진=스틸
‘스물 제작진은 고속 촬영으로 배우들의 움직임과 표정을 담았고, 좀 더 리얼한 포착을 위해 배우들은 얼굴을 찡그린 채 그대로 얼음이 되어야만 했다. 특히 강하늘은 날아차기를 위해 와이어에 50번이나 매달려 점프 액션을 선보였다.

연출을 맡은 이병헌 감독은 고속 촬영이 더 어울린다는 걸 시나리오 쓸 때부터 생각했다. 스무 살에서 밀려나야 하는 혹은 벗어나야 하는 세 친구의 상황을 소소반점이라는 공간을 빌어 표현하고 싶었다”며 30, 40대 관객들이 ‘스물을 보고 지나온 스무 살을 추억하길 바라는 마음에 소싯적 누구나 한번쯤 들어보았을 에어 서플라이의 음악을 사용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병헌 감독은 MBN스타에 소소반점 육탄전은 전 제작진이 아이디어를 냈고 무술감독과 CG 팀의 도움을 받아 탄생한 것이다. 경재 역의 강하늘과 치호 역의 김우빈이 와이어를 매달고 연기했다. 와이어를 매고 액션 장면을 연기할 때 한계가 있다. 약간의 흔들림은 점프하면서 최소화 시켰고, 이 최소화의 흔들림은 CG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와이어를 매달고 연기할 때 다른 배우들은 각자의 표정, 포즈를 취한 채 가만히 있어야 됐다. 배우들이 꼼짝 못하고 기다려야 됐다. 다들 고생이 많았다. 리허설만 몇 십 회 진행했고 촬영 회차는 4회였다. 와이어 때문에 리허설이 오래 걸렸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병헌 감독에 따르면 총 두 대의 카메라를 사용했고, 깡패들 뒤에서 들어가는 것을 촬영한 후 이 카메라를 그대로 받아 스테디 캠(들고 찍기 편하게 흔들림을 방지해 주는 부착용 특수 받침대)으로 인물들에게 이동됐다. 스테디 캠이 준호 얼굴로 향했고 강하늘의 내레이션이 이어졌다. 이때까지 배우들은 각자의 포즈와 표정으로 가만히 있어야했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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