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실탄’ 풍부해진 일본 기업들, 해외 기업 ‘야금 야금’
입력 2015-04-29 14:07 

일본 기업들이 대규모 해외 기업 수집에 나서고 있다. 엔저로 인수비용이 대거 상승했지만 경기호조에 따라 ‘실탄이 풍부해지면서 지난해에 비해 M&A(인수합병) 실적이 2배 규모로 뛰어오른 것이다.
시장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일본 기업들의 해외 M&A 규모는 418억달러(약 44조4961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M&A 규모는 212억달러였다. 엔저로 인해 해외자산 인수 비용이 대폭 증가했음에도 엔저 덕분에 수출이 늘면서 일본 기업들은 늘어난 ‘실탄을 해외에 쏟아붓고 있다.
1분기 기준 해외 M&A 규모는 소프트뱅크가 미국 3위 이동통신업체 스프린트 넥스텔을 201억달러에 인수했던 2012년 4분기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컸다. WSJ는 2012년 4분기엔 엔화가 달러당 80엔에 거래될 때로 엔고가 해외 M&A의 기본 배경이 됐지만 지금은 엔화가 달러당 120엔으로 최저수준인데도 M&A가 대폭 늘어난 다는 점이 과거와 다르다”고 설명했다.

현재 엔화 가치는 200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고 일본 기업들은 2조달러 가량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 내수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점과 정부의 주주환원 확대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해외 M&A가 증가하는 이유다. 기업들이 주주환원을 위해 수익률을 높일 필요가 커졌고 이에 따라 저금리 환경의 일본보다 수익률이 높은 해외 투자를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묻지마식 M&A 트렌드를 우려하는 시작도 있다. 일본 기업들은 현 주가 대비 평균 46%의 프리미엄을 지급하고 해외 기업들을 인수하고 있는데 글로벌 M&A 평균 프리미엄 비율은 22%에 그치고 있다.
과도한 인수가액으로 ‘거품을 키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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