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北주재 브라질 대사 “김정은, 전승절 맞춰 러시아 방문한다”
입력 2015-04-29 13:54 

평양의 외교가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러시아 방문을 구체적으로 준비하는 구체적인 정황이 감지되고 있다. 29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호베르투 콜린 북한 주재 브라질 대사가 평양주재 러시아 외교관으로부터 김 제1비서가 이미 (러시아 측의) 초청을 수락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콜린 대사는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평양 현지에서 김정은 제1비서의 러시아 방문 조짐이 역력하다”며 평양에 상주하는 러시아 외교관이 이와 관련해 매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당국자들이 김 제1비서의 러시아 방문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안 하고 있지만 방문이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러시아 대통령궁 공보실도 지난 16일 외신을 통해 김 제1비서가 다음 달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2차대전 전승기념일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실무문제를 북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은 모스크바 전승절 행사를 열흘 앞둔 29일에도 김 제1비서의 러시아 방문 여부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노동신문은 최근 주로 국제문제를 다루는 6면에 러시아 측의 전승절 행사준비 상황과 러시아 측의 모스크바 시내 도로정비 움직임 등을 보도하고 있어 김 제1비서가 집권 후 첫 해외 방문국으로 러시아를 택할 가능성은 농후한 상태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일단 신중한 반응을 취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북측이 공식적으로 김정은의 방러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며 우리 정부도 여러 경로를 통해서 (김 제1비서의) 방러 가능성에 대해서 파악을 하고 있지만 어느 수준까지 파악됐는지 여부를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북한이 전승절 행사를 목전에 두고도 참석을 공식발표하지 않는 까닭이 김 제1비서에 대한 ‘경호 문제 때문이라는 시각도 상당하다. 북한의 체제 특성은 물론 가뜩이나 북한에 우호적이지 못한 국제정세를 살펴봤을때 북측에서는 김 제1비서의 신변 안전 문제를 최우선 순위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북한은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러시아 방문때에도 전용열차의 입·출국 내용를 극비에 부쳤다.
이에 대해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 입장에서는 김 제1비서 암살 내용을 다룬 영화가 개봉되는 등 불안감이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서 지난 2011년 이후 최고 지도자가 해외를 방문하지 않아 김 제1비서의 경호를 담당하는 호위총국과 국가안전보위부 요원들의 경험과 역량이 저하된 것도 불안 요소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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