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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자24시] ‘막말’ 장동민, 김구라처럼 재기하려면…기회는 지금 뿐
입력 2015-04-28 15:30  | 수정 2015-04-28 17:04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오주영 기자]
장동민에겐 참으로 혹독한 4월이다. 여성 비하 발언 논란이 수그라드는 듯하더니, 이젠 ‘삼풍백화점 관련 막말로 수렁에 빠졌다. ‘무한도전 식스맨 후보에서 하차한지 불과 2주만에 KBS ‘장동민 레이디제인의 두시 DJ 자리도 내줬다. 나머지 방송은 하차 없이 활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사실상 위태위태한 처지다.
장동민은 최근 삼풍백화점 생존자 A씨에게 명예훼손 및 모욕죄로 고소당했다. 앞서 여성비하 발언으로 문제가 됐던 인터넷 방송에서 삼풍백화점을 언급한 것이 재차 문제가 됐다.
그는 건강 동호회를 이야기하던 중 삼풍백화점 무너졌을 때 뭐 21일 만에 구출된 여자도 다 오줌 먹고 살았잖아. (오줌먹는 동호회) 창시자야 창시자”라고 말했다.
뒤늦게 이를 접한 A씨는 어려운 역경 속에서 사경을 헤매고서 나왔는데 허위 사실을 통해서 너무 희화화 되고 모욕적으로 비치는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장동민을 고소했다. 장동민은 손편지를 작성해 직접 고소인을 찾아가는 등 사과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대중의 반응은 냉랭하다. 연이은 막말 파문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자연스레 김구라의 선례가 떠오른다. 독설로 유명세를 얻어 자리를 잡아가던 과정에서 과거 ‘정신대 발언 논란이 터졌고, 어마어마한 질타를 받았다. 프로그램 하차 요구도 잇따랐다. 장동민의 이번 사례와 쌍둥이처럼 꼭 닮아있다.

그러나 두 사람의 대처법은 확연히 달랐다. 김구라의 경우 사건이 터진 뒤 출연하고 있던 8개 프로그램에서 모두 자진 하차했다. 이후 김구라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보금자리 ‘나눔의 집을 매주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치며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5개월간의 자숙 끝에 방송으로 복귀했을 때도 모든 게 내 업보고 불찰”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대중은 이때서야 비로소 김구라를 받아들여줬다. 그가 성공적으로 재기해 지금의 전성기를 열 수 있었던 이유는 대중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와 행동을 몸소 보여주면서, 그를 용서할 시간을 충분히 줬기 때문이다.
반면 장동민은 일부 프로그램만 하차했을 뿐, 나머지 5개의 프로그램에서는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여성 비하 논란 뒤엔 MBC ‘무한도전 식스맨 후보를, 삼풍백화점 발언논란 뒤엔 KBS 쿨FM ‘장동민 레이디제인의 두시를 하차했다. 논란이 일어날 때마다 프로그램을 하나씩 하차하고 있으니 일부에선 사실상 버티다 못해 등 떠밀려 하차한 꼴”이라며 비딱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물론 장동민이 고소인을 찾아가 손편지를 전달하려는 행위 또한 사태를 수습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부일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A씨에게 고소당한 지 10일이나 지난 뒤, 기사가 나고 논란이 된 이후의 행동이란 점에서 대중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누가 봐도 모든 프로그램에서 자진하차 해야할 수순이지만 장동민은 꿋꿋이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유가 있다. 그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가장이다. 부모님, 누나, 매형을 비롯해 11명의 대가족이 한집에 살고 있다. 10년간 일하면서 5일 이상 쉰 적이 없다는 것만 봐도 그가 생업전선에서 얼만큼 고군분투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본인이 잘못되면 가족의 생계마저 흔들리는 상황에서, 프로그램 하차를 결심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당장의 어려움 때문에 물러서지 않고 버티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위험한 ‘독이다.
과거 김구라 과거 프로그램에서 하차할 당시 했던 말이 떠오른다. 연예인은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먹고 사는 존재다. 그러나 대중이 TV에 나오는 내 얼굴을 볼 때마다 더 이상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방송인으로서의 자격이 없을 것이다.”
과연 지금의 장동민은 어떠한가. 대중이 장동민의 얼굴을 볼 때마다 즐거움 아닌 불쾌함을 느낀다면 그는 방송인의 자격을 잃은 것과 다름없다. 장동민이 브라운관에 계속 모습을 비추는 한, 대중은 그를 계속해서 ‘보기 불편한 얼굴로 기억할 것이다. 시기를 놓치면 더 이상의 이미지 쇄신은 불가능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뜨는 것은 어려워도 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이제 막 지상파에 출연하며 자리잡기 시작한 장동민이었으니, 쉽게 물러설 수 없는 입장도 물론 이해는 간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더 유명해지기 전에 논란이 불거진 게 그로서는 차라리 다행이 아닐까.
누군가의 말처럼 정말 ‘버티다 못해 등 떠밀려 나가는 꼴이 되기 전에, 자숙을 갖는 것이 최선의 선택으로 보인다. 방송인으로서의 입지에 대한 걱정은 그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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