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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銀 대출강자, 국민銀 ELT판매 `으뜸`…신한銀 예금 가장 많이 몰려
입력 2015-04-27 17:34  | 수정 2015-04-27 20:24
저금리와 경기 침체라는 경영환경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인 시중은행장들의 올해 첫 성적표가 나왔다. 올해 1분기 국내 5대 은행의 영업 실적을 비교한 결과 작년 말 행장이 바뀐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우리은행은 대출에서, KB국민은행은 신탁 부문에서 가장 많은 고객 자산을 끌어모았다. 지난 3월 행장이 바뀐 신한은행은 가장 많은 예금을 유치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리은행의 대출 증가 규모가 5조2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1분기는 보통 전년도 재무제표 실적이 확정되지 않아 중소기업들이 대출받기가 어려운데 '사전 한도제'를 실시해 중기 지원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사전 한도제는 전년도 재무제표가 확정되지 않은 기업들에 본부 심사부서가 사전 서베이를 통해 여신 한도를 미리 부여하는 제도로 우리은행만 유일하게 실시하고 있다. 작년 12월 취임한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강한 은행 우리은행'을 만들겠다며 적극적으로 현장 영업을 독려한 효과도 반영됐다. 이 행장은 자산 규모를 매년 15조원씩 늘려 우리은행을 제값에 팔겠다는 계획을 하고 있다. 예수금 규모에서는 신한은행이 올해 1분기 국내 5대 은행 중에서 가장 많은 고객 자금인 3조원을 유치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은 올해 1분기 방카수수료 부문에서 229억원을 벌었는데 전년 동기(196억원) 대비 16.8% 늘어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올해 초 영업점 직원을 상대로 방카슈랑스 연수를 강화했다"며 "단기보다 장기 보험상품 판매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도 지난 3월 취임 일성으로 "강한 현장이 강한 은행을 만든다"고 선언하며 현장 영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1957년생 동갑내기이자 동시에 '강한 은행'을 표방한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서로 경쟁구도를 형성하는 모습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분기 신탁잔액이 23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조9000억원 증가해 5대 은행 중 압도적으로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예·적금 대안 상품으로 주가연계증권(ELS)이 인기를 끌면서 시중 자금을 대거 유치한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들은 ELS를 직접 팔 수 없기 때문에 주가연계펀드(ELF)나 주가연계신탁(ELT) 형태로 팔고 있다. 국민은행의 주가연계신탁은 지난 3월 중순 잔액 10조원을 넘기며 자금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과 달리 ELF를 팔지 않기 때문에 ELT 쪽으로 실적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윤종규 KB국민은행장이 현장 영업을 강조하며 고객관리 강화를 주문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KB국민은행은 PB센터 중심 자산관리 서비스를 일선 영업점의 일반 고객들에게로 확대했다. '소매금융의 강자'라는 명성을 살려 다른 은행과 차별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방카수수료 부문에서는 농협은행이 지난 1분기 252억원을 벌어 '방카 1위' 은행의 입지를 굳혔다.
[배미정 기자 /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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