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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망작 뒷담화] “신파 로맨스에 빛난 문채원의 만취 연기”…‘오늘의 연애’
입력 2015-04-27 15:23  | 수정 2015-04-28 09:45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영화를 봐주기 바라는 영화인들의 마음은 매한가지입니다. 하지만 바람과 달리 모든 영화가 흥하는 건 아니죠. ‘기대작이 ‘졸작으로 변했을 때 대중의 배신감은 더욱 큰 법입니다. ‘M+망작 뒷담화는 흥행에 실패한 영화를 놓고 집중적으로 토론하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MBN스타] ‘오늘의 연애는 해 달라는 대로 다 해주는데 100일도 못 가 항상 여자 친구에게 차이는 초등학교 교사 준수(이승기 분)과 최고의 인기 가도를 달리는 기상캐스터 현우(문채원 분)의 ‘썸을 다룬 작품이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한 집안에서 돈독히 자라온 준수와 현우는 20대가 돼 서로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하고, 이윽고 결실을 맺는다.

‘오늘의 연애는 ‘썸 ‘밀당이라는 수식어로 홍보한 덕에 1020 세대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준수와 현우는 연인인 듯 연인 아닌 ‘썸과는 거리가 먼 관계다. 두 사람은 볼꼴 못 볼꼴을 다 보고 자란 사이라 그런지 연인이 될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그러다 우연히 술기운에 취해 밤을 같이 보내고, 이후로 ‘급격히 사랑하는 감정을 갖게 된다. 때문에 중반부부터는 설득력을 갖기보다 이야기 전개시키기에 급급해 설득력을 잃었다. 손익분기점(190만)에 가까운 관객수(189만2128명)를 동원했지만, 작품성에 대해선 깊은 아쉬움을 남겼다.



◇ 문채원의 술 취한 연기…진부한 신파극에 한 줄기 빛”

최준용 기자(이하 최) = ‘상중하로 점수를 매기자면 ‘중 정도의 작품이다. 이승기, 문채원을 주연으로 내세운 작품 치고는 완성도가 낮았다. 영화 내용은 색다를 것 없이 진부했고, 정준영의 존재감은 에러였다. 정준영의 역할이 이승기와 문채원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서 갈등을 일으켜야 하는 데 사랑의 훼방꾼인지 메신전지 헷갈리더라. 이서진은 분명히 위협적인 역할을 했는데, 정준영은 맥이 없었다.

유명준 기자(이하 유) = 이승기는 SBS 드라마 ‘구미호는 내 여친 때 느낌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문채원은 KBS2 ‘굿닥터에서 술 취한 연기 한 것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둘 다 최적의 연기를 한 건 사실인데, 결합이 되지 않았다. 술에 취한 애교스러운 모습이 남성들에게 어필하기 좋았던 것 같다. 과도한 사용은 아쉽지만.

박정선 기자(이하 박) = 배우들의 연기력에 비해 성적이 너무 잘나왔다고 생각한다. 사실 문채원은 연기가 부족하다고 생각했었다. 연기가 어색하다 생각했던 것을 이번에 많이 극복한 듯하다. 술 취한 연기를 잘 한 것이 한 몫 했다. 문채원 특유의 어눌한 발성이 술 취한 연기와 잘 어울린 듯. 정준영이 등장하는 것을 기준으로 뒷부분부터는 볼 수 없을 정도로 유치했다.



여수정 기자(이하 여) = 우리가 쉽게 잡할 수 있는 홍대, 삼청동 등의 장소가 극중에 등장한 건 재밌었다. 하지만 대사도 오글거리고 뻔한 결론도 별로였다. 또 이승기는 영화할 깜냥이 못된다. 문채원의 술 취한 연기는 빛났지만.

정예인 기자(이하 정) = 문채원의 술 취한 연기는 가히 압권이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 그 이상 아무 것도 없었다. 이승기는 기존에 보던 연기와 다를 바 없이 여전한 순정남이었고, 정준영은 정말 왜 나왔는지 이해를 할 수 없다. 이서진만 제 역할을 톡톡히 한 듯. 무심한 듯 이기적인 유부남의 모습이 평소 가지고 있는 차가운 이미지와 잘 매치됐다.

◇ 잘못 잡은 하이라이트, 설득력을 잃었다”

유 = 이야기에는 기승전결이라는 게 있다. ‘오늘의 연애는 ‘기승전에서 어긋나기 시작한다. ‘전이 하이라이튼데, 그 포인트를 잘못 잡은 느낌. 문채원이 이서진에게 버림받고 이승기에게 돌아간다는 설정이라면 ‘신파정도로 봐주겠지만, 문채원이 열애설이 터진 것을 이승기가 살린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게다가 이승기-문채원-이서진-정준영의 관계가 전형적인 사각관계 구도다보니까 이야기의 흐름이 빤하다. 손익분기점 넘긴 것 자체가 신기한 듯. 그래도 ‘썸을 다뤘다는 면 때문에 20대 초반이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인 건 맞다. 킬링타임용 무비 정도.

최 = ‘그 놈 목소리 ‘너는 내 운명 등 어두운 작품을 연출했던 박진표 감독의 새로운 시도는 좋았다. 하지만 기존에 시도했던 작품과 다른 느낌이어서 그런지 ‘최소한 실패하지는 말자는 느낌으로 내놓은 듯하다. 안정성만 추구해 아쉽다. 영화 ‘연애의 온도 같은 경우는 똑같은 로맨스 영화라 하더라도 참 현실적이다. 그러나 ‘오늘의 연애는 그와 동떨어졌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승기 같은 남자가 현실 속에 존재 할까 싶었다. 지나치게 바보 같은 모습 때문에 울컥했다.


여 = 모두의 관심사인 ‘썸을 소재로 다뤘지만 뻔한 답을 내놓아 아쉬웠다. 또 소재의 특징을 살리지 못했다. 다소 현실감이 떨어지는 이승기와 문채원 같은 사이는 현실보단 상상에나 있을 법하다.

정 = 중반부터는 도저히 오글거려서 못 보겠더라. 특히 문채원이 놀이기구에 탄 이승기에 소리 지르는 장면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초반에는 통통 튀는 문채원의 연기와 이승기와 문채원 사이에 흐르는 ‘밀당이 볼만 했는데, 중반부를 지나자마자 이야기가 산으로 가기 시작했다. 그 때부터는 어디서 본 듯한 장면을 짜깁기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유명준 기자, 최준용 기자, 박정선 기자, 여수정 기자, 정예인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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