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애플부터 GM까지…美기업 강달러에 뒤통수 맞았다
입력 2015-04-27 14:09 

강달러 충격으로 미국 대표기업들의 매출이 예상보다 더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애플을 포함해 내로라하는 미국 대표기업들이 누구나 할 것 없이 강달러 충격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실적집계기관 팩트셋에 따르면 26일 현재 S&P500기업중 1분기 실적을 발표한 201개 가운데 실제 매출이 시장전망치를 넘어선 비율이 47%에 그쳤다. 실적을 내놓은 기업중 과반수 이상이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매출전망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얘기다. 추가로 300여개 기업의 1분기 실적발표를 남겨놓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2013년 1분기 이후 2년만에 처음으로 절반 이상 기업의 매출액이 시장기대치에 미달하는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고 CNBC는 전했다. 달러강세가 계속되면 해외에서 벌어들인 매출을 달러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환차손이 발생, 달러표시 매출규모가 줄어들게 된다. 26일 현재 강달러때문에 줄어든 미국 기업들의 1분기 매출규모는 200억달러대를 넘어서는 것으로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앞으로 더 많은 S&P500기업들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달러강세에 따른 매출손실액이 한층 더 확대될 수 밖에 없다.
세계최대 시가총액과 경쟁력을 자랑하는 애플도 1분기에 강달러 여파로 매출액이 20억달러(2조2,000억원)이상 큰폭 줄어들 전망이다. 제너럴모터스(GM), IBM, 프록터앤갬블(P&G), 아마존, 존슨앤존슨 등도 달러강세 때문에 1분기에 10억달러 이상 매출이 감소했다. BTIG의 댄 그린하우스 수석전략가는 미국기업들에게 달러가치가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더 큰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며 미국 기업들의 매출성장률이 커다란 도전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보텀라인(순이익)도 중요하지만 톱라인(매출)성장률 자체가 기업이 얼마나 빨리 성장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는 점에서 강달러 여파가 지속될 경우, 성장성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재미있는 점은 매출감소에도 불구하고 이익규모는 생각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난 점이다. 저유가에 따른 에너지 비용 절감에다 기업들이 마른수건을 짜듯 진행한 구조조정·비용절감 조치가 힘을 발휘하면서 매출이 쪼그라드는 악재속에서도 이익은 시장기대치를 넘어섰다는 진단이다. 조사기관 S&P캐피탈IQ에 따르면 1분기 실적을 내놓은 기업 73%가 시장이 예상한 주당순이익 전망치를 웃돌았다. 매출감소에도 뉴욕증시가 랠리를 지속하고 있는 것도 기업 순이익이 생각보다 괜찮았다는 분위기때문이다. 여기에다 당장 기업 실적보다는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기준금리 인상시점을 최대한 뒤로 늦출 것이라는 전망속에 유동성장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증시랠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뉴욕 = 박봉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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