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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김우빈, 또 한 번의 ‘스물’을 만들다
입력 2015-04-27 13:58 
사진=옥영화 기자
눈빛만 던져도 무조건 낚이는 매력을 갖췄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잉여의 삶을 지향하는 인기절정의 백수 치호(김우빈 분). 여자 꾀기와 숨 쉬는 것이 삶의 전부였던 그이 삶에 목표라는 것이 생겼다. / ‘스물


[MBN스타 박정선 기자] 드라마 ‘학교2013 ‘상속자들, 영화 ‘친구2 ‘기술자들 등에서 나온 김우빈은 전형적인 반항아였다. 거기에 약간의 능글맞은 모습까지 겸비했다. 현실의 김우빈은 어떨까. 극중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반듯한 청년이다.

하지만 최근 박스오피스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스물에서 김우빈은 변신을 꾀했다. 반항아도, 반듯한 이미지도 아니다. 잘생긴 외모야 익히 알고 있지만, 그 외모로 여자들을 꾀고 용돈 달라”고 칭얼거리며 망가짐도 불사하지 않았다.


와, 진짜 못생겼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입 밖으로 ‘못생겼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니까요.(웃음) 그래도 망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어요. 만약 예능프로그램에 나와서 망가지라고 했으면 그건 김우빈인 거니까 멈칫할 수도 있는데 작품 속 치호로서 망가지는 건 전혀 두렵지 않더라고요,”

김우빈은 치호를 연기하면서 그저 느껴지는 그대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평소 그는 작품에 임하기 전, 캐릭터를 치열하게 연구하고 이해하고, 정리하기로 유명하다. 그만큼 캐릭터에 철저하게 스며든다는 이야기인데, 이번 영화에서는 방법을 달리했다. 그렇다고 아무런 준비가 없었던 것만은 아니다.

물론 캐릭터에 대한 고민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였어요. 그런데 치호라는 캐릭터 자체가 불완전하고 미성숙한 그리고 모든 것에 있어서 답을 내리지 못하고 갈구하는 느낌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연기할 때도 생각을 정리하지 않고 스스로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면서 촬영했어요. 막 성인이 된 이들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고민을 하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소통하고 싶었던 거죠.”

사진=‘스물 스틸컷

그의 고민은 실제로 영화를 본 20대 관객들에게 큰 공감을 자아냈다. 뿐만 아니라 이미 스물을 지나 온 이들에게도 과거를 추억할 수 있게 했다. 스무 살의 치기어린 시기를 지나오면서 느끼는 마음의 변화를 현실성 있게 그려냈다는 평이 줄을 잇는다. 실제 김우빈과는 많이 다른 역할이지만 그의 연기를 충분히 몰입감을 줬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저랑은 너무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쩐지 치호를 알 것만 같더라고요. 조금 더 알고 싶기도 했고요. 스타일은 다르지만 저 역시 그 시기를 겪으면서 불완전한 느낌을 겪었을 거잖아요. 그래서인지 뭔가 욕심이 나는 작품이더라고요. 전 작품 촬영이 밀려서 스케줄상 하기 힘든 작품이었는데, 기필코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죠. 한 달 늦게 합류했는데 모두가 배려해주신 덕에 금방 스며들 수 있었어요.”

그렇게 ‘기필코 합류한 만큼 김우빈은 더욱 즐거운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 거기에 자신이 실제로 겪지 못한 스무 살의 추억까지 새롭게 만들 수 있었다니 ‘스물이 그에게는 의미가 남다를 법도 하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김우빈에게 ‘좋은 사람을 남기게 해준 작품이다. 평소에도 주변 사람들을 아끼기로 유명하다.

진짜 좋은 친구 둘을 남겼다는 게 가장 큰 의미에요. 그 친구들과 또 다른 스무 살을 보냈다는 게 가장 기분이 좋아요. 오래 보고 싶고 참 고맙고. 자꾸 생각나요.(웃음) 사실 하늘이는 세 작품에서 만났는데도 쉬는 시간에 잠깐 이야기하는 정도였어요. 이번 기회를 통해 친해졌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게 된 거죠. 왜 이제야 친해졌나 싶어요. 지금은 술도 같이 먹고 매일 연락해요. 아직 카톡방도 있거든요.”

사진=옥영화 기자

그의 말대로 김우빈, 이준호, 강하늘은 동갑내기 친구로 영화 속에서 호흡이 돋보인다. 데뷔시기는 물론이고 취향도 비슷한 이 세 사람은 촬영 외적으로도 연기에 대한 이야기, 사적인 이야기를 나누면서 금방 친해졌고 그 모습이 영화에 고스란히 묻어났다.

진짜 ‘절친이 됐어요, 이제. 하하. 선배들과의 호흡이 좋을 때도 있지만 친구들끼리 하는 건 또 다른 느낌이 있더라고요. 디렉션으로는 나올 수 없는 호흡도 있고요. 약속에 의한 것과 친구가 돼서 우리끼리 호흡으로 연기하는 것과는 다른 게 있다고 할까요? 감독님도 그게 좋으셨는지 그냥 놔뒀어요.(웃음) 촬영하면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각자의 스케줄을 하고 피곤할 법도 한데 수다 떨고 놀기 바빴다니까요? 촬영과 우리끼리 수다 떠는 게 헷갈릴 지경이었죠. 하하”

이렇게 즐거운 촬영장 분위기와는 달리 그의 스무 살은 치열했다. 모델을 꿈꾸는 학생이었던 그는 한 눈 팔 시간도 없이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기숙사, 헬스장, 학교가 그의 전부였을 정도다. 그런 그에게도 ‘스물=지질함이라는 말이 적용될지 궁금했다.

‘모델이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뿐이었어요. 모델학과에 갈 수 있다는 것에 매일 신이 나 있었고요. 기숙사에 지내면서 밤에 연습하고, 헬스장에서 운동하고, 밤새 과제하고. 그때만큼은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어요. 데뷔하고는 스케줄로 바빠졌고요. 스무 살 뿐만 아니라 지금 생각하는 데뷔 초반도 지질했어요. 나름 꾸몄는데 ‘왜 저러고 다녔지?싶더라고요. 특히나 데뷔 당시 연기하는 건 지금도 편하게 못 보겠어요. 하하.”

영화 ‘스물은 지금의 스물에게 지침을 내려주지 않는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래서 김우빈에게 물었다. 스무 살을 겪은 그가 지금의 스무 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

일단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사랑하는 사람들이 힘들 때 위로도 해주고 축하해줄 일이 있으면 뛰어도 주잖아요.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 만나보고 대화를 나누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이런 많은 경험을 통해 나중에 중요한 판단을 할 때 조금 더 답에 가까운 판단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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