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매년 경쟁 차량 250대 분해···르노테크노센터 가보니
입력 2015-04-27 11:23 

프랑스에 파리에서 30분 남짓 걸리는 이블린. 지난달 5일 르노그룹 초청을 받아 방문한 이곳에는 ‘르노만을 위한 작은 도시가 있었다. 건물 면적 42만5000㎡, 내부 도로 길이만 20㎞에 달하는 르노그룹 심장부인 테크노센터다. 르노는 1991년 R&D(연구&개발) 시설을 한곳에 모아 효율성을 높이기로 결정한 뒤 7년에 걸쳐 테크노센터를 만들었다.
르노삼성 QM3도 이곳 작품이다. 2010년에는 영업과 마케팅 부서도 이곳으로 옮겼다. 상주 인원만 1만2000여명, 직원들의 국적만도 60개국이 넘는다. 르노삼성이 파견한 40여명의 연구원도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르노는 이곳에 연간 매출액의 5~6%를 쏟아 붓는다. 연간 25억 유로(3조원) 이상이다
테크노센터는 핵심건물 3곳과 보조건물 5곳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효율성을 높인다. 첫 번째 건물인 아방셰(진보)센터에서는 신차 초기 디자인이 만들어진다. 시장조사, 설계 사항 등을 모두 고려해 신차에 적용할 기술과 스타일을 결정한다.
두 번째 건물인 라뤼쉐(벌집)센터에서는 기술자, 구매·품질 전문가 등이 프로젝트팀을 구성해 차량을 개발한다. 프로토(시제품) 건물에서는 제품 승인과 테스트 차량 제작이 이뤄진다.
루돌프 이츠궈베리 르노그룹 홍보담당자는 지난 1998년 테크노센터 설립 때만 하더라도 신차 한 대를 개발하는 데 일본 메이커보다 15개월 이상 긴 60개월이 걸렸다”며 신차 구상부터 제품 생산 승인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는 테크노센터 집적 효과 덕분에 현재는 30개월로 단축했다”고 말했다.

홍보담당자 안내를 받아 찾은 곳은 라뤼쉐센터 1층에 있는 차량분석실. 분석실에는 낯익은 차들을 분해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기아 카렌스, K3(현지명 포르테), K5(옵티마), 프라이드(리오), 모닝(피칸토), 시드였다. 파브리스 레서 차량분석담당자는 매주 경쟁사 차종들을 분석하는 데, 이번주 테마는 현대·기아차”라며 르노 카자르 후속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경쟁차종인 현대 투싼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200~250대가 넘는 경쟁사 차종을 분해하고 조립한다”며 르노 엔지니어들이 직접 보고 만지고 분석할 수 있도록 분해한 부품은 보관소에 따로 전시한다”고 덧붙였다.
분석실을 지나 찾아간 곳은 디자인센터다. 이곳에는 27개 국적을 지난 489명이 근무한다.
르노그룹은 이곳을 비롯해 브라질 상파울로, 루마니아 부다페스트, 인도 뭄바이, 한국 서울 등지에 있는 디자인 스튜디오와 협력해 신차 디자인을 완성한다.
디자인센터의 자랑은 가상 시뮬레이터인 카브(CAVE)다. 벤츠·BMW 연구진도 부러워하면서 찾아오는 첨단 시설이다. 카브는 7000만 픽셀 이미지를 3D로 구현하는 몰입형 시각화 시스템과 슈퍼컴퓨터가 결합해 모든 데이터들을 실물 크기로 보여준다.
내·외부 디자인, 운전자 드라이빙 포지션, 운전자 시각에서 바라본 디자인, 인터페이스 조작, 감성 프로파일 등을 검증하는 데 사용한다.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는 카브를 이용해 연구 결과를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카브 덕분에 모형을 제작할 필요가 사라져 연간 200만 유로를 아낄 수 있게 됐다.
[파리 =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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